brunch

브런치북 급발진 11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건니생각이고 Dec 25. 2021

다시 무모해지자.

점점 현실에 매몰되는 우리들.

 '싱어게인2'가 시작했다.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잊힌 가수들부터, 잊힌 가수들마저 부러운 무명 가수들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을 볼 수 있는 참 볼거리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음악적인 감동에 더하여 삶 자체에 주는 깊고 단단한 메시지가 있어 더욱 매료가 된다.


JTBC '싱어게인2'

 CD를 아직까지 소장 중이고, 지금도 그의 많은 곡들을 재생목록에 올려놓았을 정도로 애정 하는 가수 김현성. 이름을 뒤로하고 43호로 출연한 그는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긴장 탓이라고 하기엔 너무 불안한 목소리에 참가자들부터 심사위원들까지 '파이팅'을 가슴속으로 외치게 만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망가진 성대는 또 말썽이었고, 규현을 비롯한 많은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너무 맘이 아팠다. 유희열 심사위원의 말처럼 '다음'을 위해 나온 게 아닌, 비운의 가수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나왔다는 그의 참가 이유에 한 번 더 울컥했다.


JTBC '싱어게인2'

 등장하자마자 '대체 왜?'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 12호. 블로콜리너마저의 보컬 윤덕원이었다. 어떤 이들은 현직 가수가 참가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고 하겠지만, 그에게 있어 싱어게인 출연은 엄청난 도전이었을 게 분명하다. 스스로를 정글에 온 초식동물이라고 표현한  봐도 그렇고, 노래가 끝난 뒤 한없이 떨리던 그의 팔을 봐도 그렇다. 이선희 심사위원의 말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은 자기 자리에 고여 있기 마련인데, 굳이 그 자리를 박차고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하다.


JTBC '싱어게인2'

 그리고.


 무모함을 되찾으러 온 가수 4호 '신현희와 김루트'의 신현희. 원래는 도전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살아가다 보니 겁쟁이가 되어 버렸다고. 더 이상 무모하지 않게 된 자신을 발견하고, 열정적이고 무모했던 과거의 나로 돌아가기 위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멋있다. 이선희 심사위원의 말처럼 사회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알아갈수록 겁쟁이가 되어간다. 겁이 많아 보통은 현실에 안주하기 마련인데 그 틀을 깨고 다시 무모해지려는 용기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여기에 그가 용기 낼 수 있게 해 준 또 하나의 인물이 있다. 바로 유희열 심사위원. <스케치북> 방청객으로 있던 그가 무대에 올라 성대모사를 하고, 데뷔 후 <스케치북>에 출연한 그 과정을 모두 기억했음은 물론, 방송에서 몇 차례 언급까지 했다고 한다. 그의 열정과 무모함이 강한 인상으로 유희열 심사위원에게 남았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직접적인 인연도 없는 그를 기억해 주고 응원해준 유희열 심사위원은 그에게 꽤나 큰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그와 응원하는 그 둘 사이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JTBC '싱어게인2'


무모해지자.


 아는 만큼 보이니 아는 만큼 점점 더 겁이 날 수밖에 없는 게 인생. 하지만, TV 속 출연자들만 하염없이 부러워하다가 정작 나 자신은 현실에 매몰시켜 두고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면 언젠가 후회할 건 보나 마나 아닐까. 지켜야 할 많은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무모해질 용기는 꿈도 못 꾼다. 그렇게 우리는 겁쟁이가 되고 있고 말이다.


 열정적이고 무모 해지는 결정에 주변 눈치를 볼 필요도 누구에게 양해를 구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주변에 '겁쟁이'가 있으면 용기를 북돋워주고 무모해질 수 있게 독려해줬으면 한다.


 세상의 많은 겁쟁이들이 무모해지기를 응원한다.

이전 10화 회사에서 감정 소모하면 지는 겁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