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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을녀 Oct 18. 2024

강아지풀

가을의 강아지풀

한 여름이 고개를 넘으면

찾아오는 등불축제

화려한 가을의 향연


강렬한 등불이 빛을내고

그 옆에 새빨간 단풍이 미소 짓고

그 옆에 통통하게 익은 코스모스가

활짝 열려있고

형형색색의 폭죽이 뻥뻥 터진다


가을은 반드시 화려해야하는

계절인양 강요된 향연


축제의 한 구석에 가만히 웅크려본다

서늘한 가을바람의 흔적처럼

살랑이는 무언가


가을에게 화려함을 강요하지 않는

그저 웅성이는 흰머리 가득 찬 풀


예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백색의 도화지 마냥

등불도 단풍도 꽃도 다 담은


그저 바람 따라

가을을 묵독하며 끄덕이는

지혜의 풀


가을의 백색, 강아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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