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강아지풀
한 여름이 고개를 넘으면
찾아오는 등불축제
화려한 가을의 향연
강렬한 등불이 빛을내고
그 옆에 새빨간 단풍이 미소 짓고
그 옆에 통통하게 익은 코스모스가
활짝 열려있고
형형색색의 폭죽이 뻥뻥 터진다
가을은 반드시 화려해야하는
계절인양 강요된 향연
축제의 한 구석에 가만히 웅크려본다
서늘한 가을바람의 흔적처럼
살랑이는 무언가
가을에게 화려함을 강요하지 않는
그저 웅성이는 흰머리 가득 찬 풀
예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백색의 도화지 마냥
등불도 단풍도 꽃도 다 담은
그저 바람 따라
가을을 묵독하며 끄덕이는
지혜의 풀
가을의 백색, 강아지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