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교차로의 신호등을 보고
어느 교차로에 있는 신호등
파견된 스파이처럼 모든 광경을
지긋이 바라보네
24시간 365일 중 1초도 쉬지 않는
그는 오늘도 정확하고 빠르게 일하네
파란 불이 미친 듯 깜박이며 사진을 찍으면
벌건 눈을 한 사람들이 부리나케 뛰네
뛰는 사람의 마지막이 아슬아슬 쫄아들면
이번에는 자동차가 미친 듯이 빵빵거리며 들썩이네
"다들 뻘건 천보고 날뛰는 그 스페인 소 같아"
엄마가 말씀하셨다.
빨간색만 보다가 흥분해서 투우사의 손에
놀아나고, 나중에는 죽는 투우처럼
우리도 그런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