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지렁이는 왜 그럴까?

지렁이에 대한 생각

by 글쓰는 을녀

푸른 공기 한 방울

싱그러운 꽃 떨어지는

모든 것이 선명한 날


길가에 죽은 지렁이

길거리 한 모퉁이에서 끽하고

비명도 지르지 않고 죽었다


대체 지렁이는 왜 그런 걸까?


본디 지렁이의 길은 하나였다

모든 흙들이 그들의 것이었다


피 묻은 두 손이 삶의 터전을

길과 흙으로 두 동강 내기 전에는


베인 길따라 일상이 반듯하게

잘리기 전까지는


선처럼 무자비한 칼 앞에

기어이 희망도 가족도 잃고

잔뜩 웅크린 생명


뚝 뚝 뚝 솨아 솨아 뚝뚝뚝

굵은 빗방울 떨어지면

반쪽짜리 희망찾아

사무치게 그리운 가족찾아


온 몸을 꽉 비틀어 한을 토하는

꿈틀꿈틀 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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