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말고는 달리 갈 곳이 없는걸요.
그러나 떠날 수 없다고 합니다.
검게 놓여있습니다.
괴로움은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요.
침대 위에 던져놓은 육신에
내 영혼을 가둬놓았습니다.
내 안에는 생생한
슬픔이 있습니다만,
드러나지 않습니다.
절규하는 형상이 이따금
다정한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혀도,
절망은 바람 한 점 없습니다.
무익하고 무익합니다.
고통은 왜 이다지도 무익한지요.
저만의 것입니다.
무익함도 제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 육체 속에
친근한 우울과 함께 있습니다.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군요.
존재하는 동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