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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즈베리맛젤리 Sep 30. 2020

3. 나라는 사람은, 오빠와 잘 맞는걸가?

비슷한 듯 다른 우리






"나는 어떠한 사람이지?.."



우선, 나라는 사람을 돌아보려면,

내가 어떠한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보려면.

지나간 일들을 하나씩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혹은 그동안 내가 가꿔온 인간관계들..

그리고 오빠와의 관계..!



결혼으로 인해서 돌아본 나라는 사람은.

사실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남들에게 싫은 소리를 구태여 하지는 않지만, 굳이 내가 맞추지는 못하는 성격이었다. 얼굴에 감정의 모든 것이 드러나는 그러한.. 사람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칼같이 잘라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관계로 나는 나 자신이 모난사람인걸 인정한 적이 많았다. 사실 이러한 부분이 나에게는 컴플랙스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오빠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무던한 성격이다. 내가 얼굴이 불그락하며 날뛰는 일도 오빠는 그럴 수도 있지라며 나를 잠재워주곤 했다. 

내가 오빠에게 매력을 느꼈던 부분이기도 했다. 

나와 함께 예민해지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예민함을 보듬어주는 사람이었다. 


또한 나는 정말로 친구가 손에 꼽힐 정도이다. 정말로 친하지 않다면 아예 만나지도 않는다. 이 성향이 말해주는 것은,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웃음 혹은 화남 코드가 비슷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몇 안 되는 친구들이 나에게는 전부이자,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다. 그들과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고, 재미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빠와는 전화를 한번 잡았다 하면 1시간이 한순간 같이 짧게만 느껴진다. 이상하게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내가 쿵 하면 오빠가 짝 해주는 쿵작의 묘미가 있다.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심하다. 예를 들면 한번 다른 사람이 나에게 무언가를 해주면, 나 또한 꼭 무언가를 해줘야만 한다.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꽤 많이 봐왔었다. 남의 작은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볼 때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하지만 오빠는 항상 작은 것에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 외에도, 오빠와 나는 1년을 넘게 만나면서 싸웠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러한 통계가 결코 우리가 꼭 들어맞게 잘 맞는다는 걸 말해주진 않지만. 그래도 오빠와는 싸움될 일이 없다는 게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서로에게 서운할 때에도, 더욱더 차분한 목소리로 서로에게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곤 했다. 

상처 주는 말은 하지 않으려고 서로가 노력 중이다 여전히.


하지만 우리가 비슷한 부분이 있는반면에, 서로 다른부분도 종종 발견되었다.



"진짜?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가끔 오빠의 말 한마디에 세모눈을 뜨면서, 우리는 너무 다르다며 심술을 부리기도 했었다.  

물론, 하나부터 열까지 꼭 맞을 순 없다는 걸 알고있다. 

하지만 서로가 다름을 발견할 때마다 나는 굉장히 불안해했다

그렇다. 오빠와 나는 꽤나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똑같을 순 없었다.

한마디로 우리는 굉장히 비슷한 듯 다른 두사람 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다름이 결혼생활에 타격을 줄 것만 같은 두려움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오빠는 내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대화로 다 풀 수 있어, 걱정 마. 생각이 다를 순 있어. 대화하고 서로 또 이해하면 돼..!"


오빠는 대화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우리는 나름 잘 맞춰갈 수 있음을 계속해서 알려줬다.

인생은 당연히 무수히 다름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그 안에 대화라는 다리가 존재할 수 있음을 계속해서 이야기해줬다. 이곳에는 다 나열하지 못했지만, 나의 가치관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이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하나하나씩 직접 써보고. 오빠와 나는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과정이 이 3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서로에게 맞춰져가고 있는 중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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