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똥이 똥인줄 알지.
예전 주가조작은 단순했다. 주가를 일부러 끌어내려 개미 투자자들의 손에 있던 물량을 털어내고, 싼값에 사 모으는 방식이었다. 차트를 흔들고, 악성 루머를 퍼뜨려 공포심을 키우는 전형적인 수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 방식은 점차 효율을 잃었다. 투자자들이 경험을 쌓고, 당국의 단속도 강화되면서 노골적인 방식은 오래가기 어려웠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바로 무자본 M&A와 채권(특히 전환사채 CB, 신주인수권부사채 BW)이다. 시장 안에서 물량을 억지로 털어내는 대신, 시장 밖에서 주식을 조달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구조가 본격적으로 대중에 알려진 시점은 2014년 쌍방울 사례 이후다. 이미 10년이 넘은 방식이지만 여전히 '이화전기,이트론 등' 현재진행형이다.
경영권 인수 및 외관 만들기
세력은 코스닥 소형 상장사를 인수하거나,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지분을 확보한다. 겉으로는 “신규 투자조합”이나 “재무적 투자자”가 들어온 것처럼 포장된다.
테마 띄우기와 허위 공시
전기차, AI, 우주항공, 신약 개발 같은 유행 테마를 들고 나온다. 사실은 검토 단계의 MOU 수준이거나, 실체조차 없는 계약일 때도 많다.
사모 CB·BW 발행
대규모 자금조달 공시를 통해 회사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실제 현금 납입은 거의 없고, 내부 세력이 장난친 돈이 돌고 도는 경우가 태반이다.
주가 상승과 내부자 매도
시장은 “신사업 + 대규모 투자 유치”라는 착시에 휩쓸려 주가가 오른다. 이때 세력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거나, 보유 물량을 고점에서 매도해 수백억 원의 차익을 챙긴다.
소액주주 피해와 급락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의무보유기간(보통 1년)이 끝나는 시점에 대량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주가는 폭락하고, 남는 것은 개미 투자자의 손실뿐이다.
[1. 자금·지분 확보] - ‘지분·내부 물량 확보’
(CB, BW, 유상증자 활용)
↓
[2. 재료(이슈) 준비]
(M&A, 신약, AI, 신사업 등)
↓
[3. 초기 매집 단계] - ‘시장 가격·차트·심리 세팅’
(저가에서 서서히 물량 확보)
↓
[4. 뉴스·언론 플레이]
(공시·기사·리포트 활용)
↓
[5. 차트·가격 형성]
(기술적 분석 신호 연출)
↓
[6. 개인투자자 유입 유도]
(SNS·커뮤니티·리딩방 활용)
↓
[7. 호재 집중 분출]
(빅재료 공개, 단기 급등)
↓
[8. 물량 털기 혹은 주식담보로 대출하여 투자 형식으로 주식을 처분]
(차익 실현 → 급락)
2025년 3월, 코스닥 상장사 조직적 주가조작 사건
전기차·우주항공 테마로 허위 홍보를 하고, 사모 CB·BW를 남발했다. 투자조합·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자금이 들어온 것처럼 꾸몄지만, 결국 내부 자전거래 구조가 드러나 수백억 원대 부당이득 사건으로 적발되었다.
https://www.greened.kr/news/articleView.html?idxno=324162#google_vignette
2024년, CB 콜옵션 내부자거래 사건
상장사 임원이 미리 주가 상승을 알고 콜옵션을 헐값에 취득했다. 차명 사모펀드까지 동원해 수십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가 검찰 수사를 받았다.
https://v.daum.net/v/XSwwsJnbit
2022~2024년, 유상증자·CB 남발 후 상장폐지
자금조달 명목으로 CB, BW를 반복 발행했지만 실제 자금은 유입되지 않았다. 허위 신사업 계획만 내세운 채 주가만 띄우다 회사 자금 횡령, 상폐로 이어진 사건들이 다수 있었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22092
이화전기-이트론 사건
이화전기 사건은 허위공시(허위 투자·신사업·유상증자), 자금 횡령, 내부거래 및 시세조종, 계열사를 통한 CB·BW·유증 남발 등 복합적 불법행위의 전형적인 사례로, 실형‧벌금 등 중형이 선고된 대표적 주가조작·기업사유화 사건입니다.
https://www.lawtimes.co.kr/news/187498
영풍제지 사건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은 2022년 10월부터 1년 넘게 약 6,6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종목 주가조작 사건입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311080600001
씨앤케이 BW 사건 (2010년대)
BW 발행 과정에서 로비 자금 조성, 내부자 간 고가 매도 의혹이 불거지며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낳았다.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120219/44169636/1
결국 과거의 “개미 털기”와 현재의 “채권 이용 작전”은 같은 목적을 향한다. 싼값에 물량을 확보해 고점에서 팔고 빠져나가기.
다만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다.
과거: 시장 안에서 주가를 흔들어 개미가 던진 물량을 매집
현재: 시장 밖에서 CB·BW 발행을 통해 미리 물량을 확보
차이가 있다면, CB 전환주식은 의무보유기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세력은 여전히 “삼부토건식” 방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주가조작에 성공하면, 아이러니하게도 “기업 회장님”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다. 하지만 이건 드문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범죄 패턴이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꼭 기억해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된 종목 → 공시에 CB·BW 발행 내역이 있는가?
발행 시점이 1년 전 부근인가? (곧 전환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
뉴스에서 신사업·투자유치 호재가 과장되게 보도되고 있는가?
이 조건들이 겹친다면, 상승 뒤 곧 하락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채권은 본래 자금조달의 정당한 수단이다. 하지만 불공정 세력의 손에 들어가면 시장 교란의 칼로 바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숫자와 공시만 믿지 말고, '실제 자금이 움직였는가, 계약 상대가 실체가 있는가'를 항상 점검해야 한다.
주가조작은 법으로는 범죄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반복되는 현실이다. 결국 스스로 의심하고, 공시를 읽는 습관이 가장 강력한 방패다.
발행 목적이 구체적인가?
“신사업 추진 자금”처럼 모호하지 않고, 실제 실행 가능한 계획인지 확인.
이전에도 같은 명목으로 발행했으나 실행이 없었다면 의심해야 한다.
인수 주체의 신뢰성
인수자가 금융기관, 대형 투자사인지, 아니면 페이퍼컴퍼니·투자조합인지 확인.
투자조합·비상장법인이 반복 등장한다면 세력의 그림자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자금 납입 여부
납입기일, 현금납입 증빙이 명확히 공시되었는지 확인.
납입이 지연되거나 대물납입(비현금 자산)인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건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액이 내려가면서 내부세력은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한다.
리픽싱 조건이 과도하게 유리하다면 향후 오버행(물량폭탄) 위험이 크다.
전환 가능 시점과 물량
CB·BW는 보통 1년간 보호예수가 걸린다.
발행 후 1년이 다가올 때 주가가 급등하고 뉴스가 쏟아진다면, 물량 출회 신호일 수 있다.
공시 이후 뉴스 플레이
CB·BW 발행과 동시에 신사업·MOU·투자유치 뉴스가 반복된다면 세력의 시나리오일 가능성.
“호재 몰아치기” 구간 뒤 급락 패턴이 자주 나타난다.
회사 재무구조와 반복 발행 여부
최근 2~3년간 CB, BW, 유상증자를 반복했다면 자본잠식이나 상폐 위험 신호다.
실제 매출·영업이익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라면 더 위험하다.
요약:
공시를 볼 때는“실제 돈이 들어왔는가?”, “누가 인수했는가?”, “1년 뒤 물량은 얼마나 되는가?”이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