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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브랜딩 Sep 21. 2022

독박육아 자녀양육 힘든 진짜 이유는 바로..

육아 에세이

미혼일 때, 내가 엄마가 된 모습을 상상하면 우아하고 미소짓고 조곤조곤 얘기하고 차분하게 간식을 준비하고..그런 엄마를 상상했었다.


우리 아이는 남자 아이치고 심하게 에너지틱하거나 활동적인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힘든 부분이 있다.


육아가 힘들어요. 자녀양육이 힘들어요. 라고 하면 참 추상적이고 뭐가 어떻게 힘들다는 걸까..잘 모를때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육아의 어떤 부분들이 힘들다는 건지 한번 남겨본다.


1) 영유아기: 내 시간이 없어진다는 것

아이는 정말 너무 사랑스럽다. 사랑 그 자체다. 문제는 24시간 늘 함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완전 찐텐 독박육아에 어린이집 보낸 시기가 두살즈음이라 그 전까지 2년정도 되는 시간이 정말 힘들었다. 아이를 너무너무 좋아하는데도 24시간 풀케어 자체가 힘들었던 것 같다. 내 시간이 없다는 것. 내가 혼자서 쉬고 충전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 굉장히 버거웠다.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와서 낮시간 커피와 점심을 먹었던 첫날, 천국을 경험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의 하늘, 날씨, 걷던 순간, 기억들은 3시간의 행복 그 자체였다.


육아하며 뭔가 미혼때랑 달라진 외모의 변화도 매우 힘들다. 신체적인 부분이나 피부나 헤어 등등..뭔가..아이에게 모든 영양분과 나의 젊음이 쑥 가버린 듯한 황망함이 들어 그런 부분도 좀 힘들었었다. 



2) 유초등기: 자아가 생기는 시기

이제 아이가 말도 하고, 생각도 하고 주관이 생기고 있다. 이때의 힘듬은 물론 베베시절보다는 덜하다. 하지만, 이때의 힘듬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내 자아와의 싸움. 아이에게 물론 가르쳐야 할 것도 있고, 훈육해야 할것도 있고, 수용하고 키워야 할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을 분명하게 세워두지 않으면 순간의 감정으로 대할 때가 생긴다. 


머리로는 생각한다. 아..오은영 박사님처럼 단호하게 조곤조곤 해야지. 하지만, 막상 현장이 되면 그 순간은 그 시점의 나와 아이의 조우가 아니라 내 안의 컨트롤 되지 않는 순간의 욱함과+감정적임에 따라 바뀌는 기준과+그 순간을 인지하지만 어쩔 수 없는 화+뭐 그런것들이 쑥! 올라오는 현장이 되는 것이다.


그럴 때 정말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진짜 생각의 대 전쟁이다. 이 순간, 나의 태도가 아이에게 미칠 영향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내가 아이에게 대하는 말과 행동이 정말 아이의 행동 그 자체 때문인지, 다른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들까지 몰아쳐서 괜히 아이에게 화를 내려는 건지 냉철하게 봐야 한다. 후자의 경우라면 2만큼으로 말해도 될것을, 7-8의 레벨로까지 표현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신경 썼던 부분은, 행여나 혼을 내거나 화가 나서 내 감정을 표현할 때, 아이의 존재와 아이가 한 행동에 대해 분리하는 말을 꼭 해주는 것이었다. 너는 정말 사랑하지만, 네가 한 행동과 말은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고. 


우리 아이는 자기 감정과 생각을 다 표현하는 편이다. 내가 화를 내도 그렇게 말하면 무섭다고 하거나, 기분 나쁘다고 하거나 자기가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고 엄마도 살면서 실수할때도 있으면서 왜 그러냐는 등_ 어떤 순간에도 속상한 감정이나 의견, 생각을 다 드러내는 편이라 다행이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대신 매우 피곤할때도 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성인에게 하듯만큼의 에너지를 들여 인내와 설명과 설득과 단호함과 부모로서의 일관성있는 태도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육아는 나만 힘든게 아니라, 육아 자체가 정말 퇴근없는+하지만 진심과 사랑을 담아야 하는+끝나지 않는+현장들의 순간이다. 김윤아의 말처럼 자신을 삭이고 갈아넣는 과정의 반복인 것이다. 반복.. 그 반복이 특히 자기 자신의 삶을 누리다 갑자기 하려면 멘붕이 오는 것이다. 


지금 워킹맘으로 일하고 있지만 회사일이 훨-씬 더 쉽다. 육아로 얻는 기쁨과 사랑도 엄청나지만, 힘듬의 강도로 따졌을때 육아가 10이라면..회사일은 2-3정도로 체감된다고나 할까..(물론 싱글일때는 몰랐다. 그때도 재미있게 일은 했지만 4-5정도로는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보면 또 상대적인듯도 하지만..) 육아가 좀 더 힘든 부분은 자책하게 되는게 많고, 그 과정에서 남편과의 관계가 정말 좋아야 좀 덜한게 있기 때문이다.좋다해도 육아 자체가 힘든데 사이까지 나쁘거나 육아의 힘듬을 이해 못한다면 정말 더 힘들어진다. 



육아가 힘들때, 가장 좋은 방법은 힘든것보다 더 좋은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힘든것보다 좋고 기쁜게 더 생기면 그 기쁨의 에너지가 육아의 힘듬을 좀 완화시켜줄 수 있었다. 나에겐 운동이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기개발이었고, 가끔 떠난 여행이었고, 나중엔 새롭게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이었다. 


아무도 챙길 수 없는 나라는 존재를 적극적으로 챙겨주는 것. 남이 다 해주길 바라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정말 치열하게 찾았던 것 같다. 그래서 수영도 다시 배우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웹툰도 그리고, 영상도 배우고, 그걸로 유튜브도 만들고, 그걸로 강의가 연결되서 강의도 나가고, 지금은 관련된 회사에 취직해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매일매일이 참 감사하고 즐겁다. 힘든면이 없진 않지만,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다. 싱글일때는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참 미적지근하게 보냈던 것 같다.


육아현장은 나를 독립적이고 자립적으로 키워준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하면 알아서 되겠지_라고 생각했던 것들로부터 정신차리고 나를 챙기고 나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그 본질을 마주하게 한 현장이었다. 


그래..우아하고 고상한 엄마는, 어느날 뿅! 하고 생기는게 아니다. 매일의 시간들이 정말 복리처럼(한번 써보고 싶었다. 이 단어를 ㅋㅋㅋ) 쌓여 아이와 애정과 사랑이 기반이 된 상태에서 여러 상황의 희로애락을 겪으며 차곡차곡 되어지는 것이다. 


1년전의 나보단, 지금의 내가 좀 더 양육하는 태도나 기술에 여유가 생겼다. 물론 아이가 자라면서 또 새롭게 배워야 하는 부분들은 있다. 하지만, 완벽한 엄마가 아니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우아해지면 되는거고, 못 그러는 순간에는 나도 사과하고 다듬으며 자라면 되는거고, 그렇게 아이와 부모가 함께 자라는 거다. 


하지만 위의 사진들을 쭉 보면 마음이 뭉클하고 짠하고 그래요..무슨 말인지 다 알아요..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래서 엄마들이 정말 자신의 꿈을 잃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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