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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갤럭시편지 Jan 17. 2023

퇴사

시작과 끝을 고민할 때 건강한 퇴사가 가능하다.


이제 언 10년 차 직장인으로, 한편 비영리 조직에서 일하는 활동가로 돌봄 노동자를 만나고 지원하고 조직을 운영하고 나아가는 과정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 ‘정리’인가.

나에게 어떤 의미의 ’ 노동‘이었는가.


시작

시작은 아주 단순한 계기였다. 한 눅눅한 노조 사무실로 들어서는 새내기 활동가는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노동조합에 취직한다. 새롭게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한 편, 이 길이 맞나 고민하는 20대의 갤럭시.

그녀는 6개월 동안 고군분투하다가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 문화에 지쳐서,, 혹자의 표현으로 부적응해서 일을 그만둔다.


자신감이 바닥이 난 상태에서 이제는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조직에 잘 스며들자. 스며들면서 이야기를 해보자 하는 기조를 가지고 일을 마주한다. 다시는 조직에서 튕겨져 나오는 느낌을 가지고 싶지 않아서다.


다시

언 8개월 만에 다시 시작한 일.

요양보호사의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에 입안하는 일. 보조였지만 6개월간 열심히 했고 많이 배웠다. 기획하고 기술하고 정리하는 능력을 내 걸로 만들어야지. 하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력했다.

사단법인 연구소의 연구원일을 정리하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중간지원 조직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번아웃

9년 1개월. 10년 차.

두근거림으로 시작했고, 사람들을 만났고 내부와 외부를 조직했고. 돌봄 현장의 의견을 받아서 정책으로 전달하는 통로가 되며 그 통로를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홍보, 기획, 교육, 퍼실리테이터, 팀 운영자, 국 운영자, TF 진행자.  많은 에너지와 말이 있었다.

많은 것을 한 6년 정도 배웠다.

많은 것을 한 2년 정도 활용했다.

많은 것으로부터 한 1년 정도 소진됐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흐름일까.

이제야 처음과 끝을 고민해 본다.

혼란스러운 상태를 말끔히 해결하는 것.

체계적인 질서를 잡는 것 = 균형을 잡는 것으로 해석.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치우는 것. 솔직하게 마주하지 않으면 퇴사하지 못할 것 같다.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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