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저녁마다 그린빈 주스를 먹고 있다. 저녁에는 일반식 대신 주스만 먹어야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배가 고파서 그렇게는 못하고 있다. 속이 쓰리지도 않고 건강한 지방과 섬유질이 많아서 몸에 좋다고 하니, 나도 남들처럼 ‘8일 해독하고 건강 챙기기’ 같은 걸 하는 셈이다. 같이 사는 사람이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거의 8시 다돼서 일어나면서 나가는 시간에 맞춰서 주스 만들어 주는 게 너무 귀찮고 일어나기 힘들다. 5분이면 되는 데도 몸이 천근 만근이다. 어제는 농담으로 본인도 집에서 편하게 누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놀면 좋겠다는 말에 욱해서 눈물까지 찔끔 났다. 이제 일을 쉬고 학업으로 돌아온 지 6개월인데, 경제 활동을 안 하고 있는 것이 불안하고 위축이 됐었나 보다. 사과받고도 한참을 씩씩 댔다. 상대는 내가 오해라고 하는데, 아마 내 자격지심에 눈물이 났을 수도 있다. 꾀씸한 마음에 오늘 아침은 건너뛸까 하다가, 나도 한잔 마셔야 하니 졸린 눈 비비고 믹서기에 재료를 넣는다. ‘왜 더 자 지?‘ 하는 말에 ‘나도 오늘은 바쁜 날이라서 ‘ 하는 대답이 끝이 꽁하다.
그린빈주스
(꼭 용량을 지킬 것! 아니면 녹색수프가 됩니다.)
- 냉동 그린빈 100g
- 물 200ml
- 땅콩가루 큰 수저 한 술
- 강황 작은 수저 반 술
- 바나나 반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