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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sky Sep 03. 2021

01. 이직, 시작을 앞두고

퇴사 후 하고 싶었던 것

첫 회사를 그만두었다. 2년 10개월을 다닌 나의 첫 회사. 비교적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기에 몸으로 부딪혀가며 업무를 익혔고, 이 악물고 버텼다.


그리고 이주 전, 드디어 퇴사를 했다.


사실 이직할 곳을 정해두고 퇴사한, 환승 이직을 했기 때문에 순도 100% 자유를 외칠 수 있는 퇴사는 아닐지 모른다. 그래도 얼마 만에 얻는 방학인지! 퇴사하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두고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1. 기획 공부하기


퇴사를 하고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업무 공부였다. 서비스 기획 직군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지만 얼레벌레 경험한 몇몇 프로젝트로는 자신이 없었다. 제대로 잘 배우고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강의를 신청해서 듣고 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지만 여러 핑계들로 미뤄두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강의를 신청한 것은 정말 잘한 일.


2. 증명사진 촬영 (+ 신분증 재발급)


회사를 다니며 매일 미뤄왔던 일 중 하나가 바로 증명사진 촬영이었다.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린 지 2년 가까이 되었는데도 사진을 새로 찍기가 너무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뤘었다. 드디어 증명사진을 찍었고, 신분증 재발급도 신청했다. 3주 뒤에 수령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3주 뒤의 나에게 맡길 것.


3. 옷 수선 맡기기


지퍼가 고장 나거나, 밑단이 뜯어지거나, 길이가 너무 긴 옷들의 수선을 맡겼다. 프로 자취러인 나는 집 앞에 두면 픽업하러 오는 서비스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수선 항목을 표시하는 것 자체가 너무 귀찮아서 계속 미루던 상황이었다. 드디어 옷 수선을 맡겼다. 깔끔하게 잘 수선되고 세탁된 옷을 받는 기분이란.


4. 핸드폰 바꾸기


핸드폰 카메라가 고장 난 지 몇 개월이 되었다. 사용한 시기가 오래되어 리퍼를 받기도 애매했고, 언젠가 핸드폰을 바꿔야겠다는 생각만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핸드폰을 구입하러 가서 예약을 걸어두었다. 이제 일그러진 세상과는 안녕이다.


5. 일기 쓰기


여유가 없으니 글을 잘 쓰지 않게 된다. 간간히 쓰는 글마저도 일상에 대한 푸념 같은 것들이었다. 그런 배설의 용도가 아닌, 정말 나를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글들을 쓰고 싶었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고, 또 나를 위로하는 사간을 주고 싶었다. 물론, 이 글이 나의 첫 브런치이기는 하다.


6. 여행


본가에 내려가서 한 5일 충분히 쉬었다. 그리고 경주에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예쁜 자연을 보고, 종일 술을 먹고, 그림을 그리고, 낮잠을 자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친구를 만났다. 평소 같았으면 건강을 생각해서 입에 대지도 않았을, 디저트도 실컷 먹었다.



7. 노트북 정리하기


재택근무와 퇴사, 그리고 이직 준비로 노트북이 파일 무덤처럼 되어버렸다. 구글 드라이브에 파일을 정리하는 중. 어떻게 폴더링하는 것이 좋을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8. 기타


이외에도 돈이 들거나, 사소한 일이지만 귀찮거나, 시간을 써야 할 일들을 하나둘씩 해치우고 있다.


- 쌓아둔 책 읽기

- 망가진 빨래 건조대 버리기

- (가끔) 운동하기

- 백신 맞기

- 먹고 싶던 위스키 사기


또,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거나 구상하는 중이다.


- 이사 고민하기

- 재테크 점검하기

- 옷장 엎기



첫 출근을 앞두고, 바람이 솔솔 부는 침대에 누워서 글을 쓰는 기분이 꽤나 묘하다. 나의 첫 퇴사를 기념하고, 또 첫 이직을 축하하며, 막연하고도 궁금한 두 번째 회사 생활을 준비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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