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아기를 재우기 위해 함께 누워있고는 한다.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가며 치댈 때는, 살결 맞대는 그 시간이 참 행복하다. 그런데 요즈음 내 옆에는 통 오지 않고 엄마에게만 꼭 붙어있다. 그럴 때면 아기가 잠드는 시간만 기다리게 된다. 얼른 잠에 들어 내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 그냥 엄마랑 둘이 자게 둘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오늘은 잠시 옆에 누워있다가 슬쩍 방을 나왔다. 잠시 후 낌새를 알아챘는지 터져 나오는 울음. 달랜 후, 2차 시도는 성공한 듯했으나 안에서 지켜본 엄마 왈. 아빠 잠자리에 내려가 툭 툭 이불을 짚더니 아빠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올라와 '힝' 했다는데. 새삼 떠오르는 사실. 꼭 붙어있지 않아도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순간들이 있다는 것. 내 생각을 안 건지 뭔지. 오랜만에 데굴 굴러오더니 살을 맞대고 돌아갔다. 붙잡혀 있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닌, 오롯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