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출신이 부럽습니다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최 과장님, 좋은 아침입니다(지금 저한테는 아침이거든요). 많은 고민들을 직장인이 눈높이에 맞게끔 잘 상담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최 과장님이 다른 분들에게 상담해주시는 내용을 보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매우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저의 고민을 직접 말씀드려보고 싶습니다. 용기를 내어봅니다. 저는 직장생활 12년차입니다. 현재 다니는 회사는 4번째 직장입니다. 직장경력 12년을 감안했을 때 4번째이면 꽤 많이 옮긴 셈이지요. 지금 직장에서는 그나마 8년째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의 고민은 이것입니다. 사람들이 저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저 사람은 이직을 너무 많이한 사람이야’


이러한 인식에 대해 제가 자꾸 왜 신경을 쓰게 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고민이 고민인데요. 제가 경력’출신'이라는 점이 저를 스스로 주눅 들게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공채’ 출신들이 부럽습니다. 경력출신인 저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부러워 보입니다. 흔히 성골, 진골이라는 표현으로 출신을 가르잖아요. 모르겠어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 있지만요. 공채출신들이 가지는 메리트(Merit)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결국 '나도 언젠가는 보이지 않는 천장에 부딪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말이죠. 그냥 저만의 열등감인가요? 이렇게 편을 가르는 분위기가 과연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될까요? 저는 이 불편한 마음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직장인 심리 상담의 최 과장입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많으시군요. 사람들은 이직을 많이 하는 사람에 대해 보통 두가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하나는 '능력있는 사람'인것 같구요. 또 하나는 '조직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거나 싫증을 쉽게 내는 사람' 인것 같습니다.

고민님께서 이직을 많이 했다는 느낌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아마도 후자쪽에 가깝겠죠? 저만해도 그렇습니다. 전체 직장 경력 10년동안 이직을 4번했다고 그러면 좋은쪽보다는 안좋은쪽으로 자연히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사람은 싫증을 잘내시는 편인가보다'하고 말이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주위에서 이직할때마다 직급과 처우를 올려가는 경우를 꽤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이직을 많이 했다는 사실 자체가 당신에게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만을 가져다 준다는 생각은 안하셔도 됩니다. 단지 당신 스스로가 그런 느낌을 가지는 것이지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은 당신의 이직 횟수에 대해 큰 관심이 없습니다. 본인의 업무도 처리하기 바쁜데 당신이 그동안 몇 번 이직을 했는지 세고 있을까요?


만약 관심이 있다면 당신의 직전 회사가 어디였는지 정도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너무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당신의 직 경험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난 한곳에서만 머무르지 않아. 항상 새로운 도전을 즐기지. 내가 이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야'

이런 생각을 하면 당신의 이직 횟수에 대한 부정적 걱정은 좀 덜할 것 입니다.


이번에는 고민님의 또 다른 고민인 경력출신으로서 갖는 비애(悲哀)에 대해 얘기 나누어보죠.


고민님은 공채출신과 경력출신으로 사내 편을 가르는 분위기가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네요. 그것은 심리상담의 영역을 넘은 것 같습니다.

조직의 경영활동과 관련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고민님도 저와 함께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토론하고 싶으신 것은 아니시겠죠? 그런 분위기가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는 회사의 윗분들께서 판단해주셔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고민님의 마음이죠.

고민님이 경력사원이기 때문에 갖는 마음의 불편감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그로인한 고민님의 마음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고민님은 경력출신이시군요. 저도 경력직으로 입사를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민님의 남모를 속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생각보다 많은 부분들을 이해할 수도 있겠네요. 저도 큰 포부를 안고 몇 번 이직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직한 이후에는 나름 업무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업무는 사실 열심히 한만큼 비교적 빨리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가 가장 힘들어 했던 부분은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사람들과의 관계였지요.

겉으로는 보기에는 모두 친해 보이고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무리’가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무리를 가르는 기준중 하나는 바로 ‘공채’와 ‘경력’출신이었습니다. 공채사원들과 경력사원들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당시의 제 느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저와같은 다른 경력사원분들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계셨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당시 이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나도 공채이고 싶다. 다시 공채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라고요. 그러면서 한편 '내가 첫직장에서 공채일때 선배 경력사원들도 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하지만 당연히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죠. 그래서 결심했었습니다.


‘공채보다 더 나은 경력이 되자. 평범한 공채사원보다는 특별한 경력사원이 되자’


그래서 저는 더 열심히 잘 하려고 했습니다. 주어진 업무뿐만 아니라 시키지 않은 일도 찾아서 하고요. 외국어 공부에도 힘을 쏟았었죠. 사내 대인관계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제딴에는 많은 노력을 하였죠. 그래서 회사에서도 나름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려고 하지? 내가 공채보다 더 잘하려고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지? 그냥 열심히 하면 되지 왜 자꾸 나를 공채와 비교해가면서 열심히 하려하지?'



나름 꽤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 이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찾은 답은 바로 ‘열등감’이었습니다. 아마도 경력사원인 제가 공채출신에 대해 가지는 열등감이 있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이런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공채출신들은 어려운 입사 시험을 뚫고 입사한 실력파 들이다. 반면 나와 같은 경력출신들은 입사시험없이 순전히 경력으로만 입사한 직장들이다. 그러므로 원래의 실력에서는 공채출신들이 나보다 훨씬 앞선다. 그래서 나는 원래 들어오지 못하는 회사다. 그런데 경력이라는 메리트(Merit)가 작용하여 이곳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실 원래는 있을곳이 아니지만 있는 것이다. 실력이 들통날까봐 불안하다'


심리학에는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은 원래 자격이 없는데 어떻게 운이 좋아서 시험관이 잘못된 판단을 해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고 불안해 하는 심리를 일컫는 개념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역시 가면 증후군때문에 이런 걱정과 불안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이러한 가면 증후군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에 대한 인정' 입니다.


'아니야. 너는 충분히 자격이 있어. 네가 지금 여기 있는 것은 그만큼 노력했고 실력이 있기 때문이야. 그러니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임하자'


이런 생각을 하며 실제로 노력도 했죠. 그러니 업무에 대해 인정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인정도 받기 시작하니 제 안에 있던 열등감도 점점 자신감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랬습니다. 결국 제 안에는 공채직원들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고 열등감의 존재를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열등감이 저를 노력하게 만들었습니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라는 분이 계십니다. 인간의 심리를 열등감과 연관시켜 설명해주신 이죠. 이분은 '인간의 불완전성이 열등감을 불러일으키고 인간은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여 결국 보상을 이루어 낸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최근 우연히 이분의 이런 말을 접했었는데요. 이 분의 이 말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바로 제 얘기인것 같았기 때문이죠.


‘아 결국 내가 열등감 때문에 그랬구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한 것 이었구나’


그리고 어느 날 의미있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직장 한 동료와 좀 진지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죠. 그는 공채출신이었습니다. 회사 생활 전체 연차는 저와 비슷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공채와 경력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털어놓았습닏다.

그러자 그는 의외의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채로서 느끼는 서운한 점들이었습니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공채로서 느끼는 불리한 점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나를 위로해 주려 해주는 말인가보다'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상당히 구체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경력사원들은 입사시 연봉을 협상하기 때문에 비슷한 연차의 공채출신보다 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그래서 부럽다‘, ’다른 회사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채출신보다 더 다양한 안목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럽다. ‘이직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이직을 하더라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럽다’.

결국 부럽다로 끝나는 것이었습니다.


경력사원인 저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말들이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제가 보기에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인상깊었던 점은 ‘공채출신도 경력출신을 부러워하는구나’ 이었습니다. 동시에 ‘역시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바라보는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심리학에는 자기중심적 편향(Egocentric Bias)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에서만 판단하여 올바른 인지를 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회사에서 남의 일이 더 쉬워 보이고 내일은 어려워 보이는 느낌. 남들은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나만 죽어라 일하는 느낌. 이 모든 것들이 자기중심적 편향의 때문인것 같아요. 저 역시 이런 편향의 영향을 받았던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나를 부러워 하는 사람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단기 계약직 분들, 아르바이트, 환경 미화원, 경비, 보안 가드(Security), 주차 요원분 등이 떠올랐습니다.


계약직 직원분들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분들은 당신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요? 공채라고 해서 과연 고민이 없을까요? 공채출신이기 때문에 가지는 불만사항과 애로사항은 없을까요?


내게는 그냥 내가 하는 일들이 그저 ’일‘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일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하고나니 제 일과 저의 위치에 대해 매우 감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좀 편안해 졌습니다.


고민님은 혹시 아직도 공채는 주류이고 경력출신은 비주류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사실 회사내에서 어떠한 집단은 주류이고 그 외의 집단은 비주류라고 못박아 놓은 회사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단지 그러할 것이라고 믿는 생각이 존재할뿐입니다. 물론 표면적으로 명시는 안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구분이 존재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에 얽매여서는 안됩니다.

실제로는 그러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더라도 나는 '일잘하는 경력출신이야. 내가 왠만한 공채출신보다는 낫다'라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믿고 실제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적어도 당신이 느끼는 경력사원 불이익(?)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이익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당신은 실제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신에 대한 모든 것들이 불이익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당신은 의기소침해지고 당신의 자존감은 바닥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럼 당신은 당신의 진정한 실력을 발휘하기가 점점 어렵게 되는 것이지요.


'경력사원으로서 가지는 불이익 따위는 없다. 오히려 한 회사에서만 근무한 공채출신보다 더 많은 경험을 지닌 나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니 더 열심히 하자. 더 잘하자' 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의 차이가 태도의 차이를 만듭니다. 태도의 차이가 성과의 차이를 만듭니다.




그러므로 공채를 부러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 공채는 당신의 이직경험과 다른 회사에서의 근무 경험 등을 더 부러워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회사내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근로자 분들 역시 당신을 부러워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공채와 경력사원간에 마음속 선긋기를 하지 마십시오.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그 선을 지금 지워버리시기 바랍니다. 그 선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선입니다. 현실에서 존재하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존재하지 않다고 믿는 당신의 생각이 중요한것입니다.


요컨데 마음속 깊은 곳 공채에 대한 열등감이 있는것은 아닌지 한번 살펴보세요. 만약 마음속에 열등감이라는 녀석을다면 잘 달래주세요.


'그래 거기 숨어 있었구나. 그런데 그렇게 숨어있을 필요없어. 이젠 너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노력할꺼야. 자신감이라고 말이야. 어때 마음에 드니?


새로운 이름을 위해 노력하세요. 그리고 실제로 자신감을 쌓아가세요. 당신은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명심하세요. 당신이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있는 지금 다른 누군가는 당신을 몹시도 부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당신을 부러워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당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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