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직장생활 7년차 직장인입니다. 저에게는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팀장님이 제게 일을 주시면 덜컥 겁이 나고 두려움부터 앞섭니다. 왜 그런지 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제가 일을 딱히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팀장님이 지시한 일은 또 그럭저럭 잘 해냅니다. 물론, 아주 잘했다는 칭찬을 듣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 최상위도 아니지만 최하위도 아닌 중간은 간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새로운 일이 떨어질 때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번에도 욕을 안 먹고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부터 듭니다. 그렇다 보니 제 자신이 한없이 한심하고 자꾸 초라하게 느껴지네요. 이런 제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A. 팀장님이 일을 주시면 덜컥 겁부터 나시는 군요. 팀장님께 잘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그럴 수 있지요. 사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 수 있을 텐데 팀장님이 또 일을 주셨네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팀장님께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죠. ‘정말 욕이나 안 얻어먹으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민님께서는 팀장님께 새로운 일을 받을 때 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한 느낌이 먼저 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매번 새롭게 받을 때마다 ’응 난 잘 할 수 있어‘하며 아무 걱정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이상할거예요. 그런면에서 지금 고민님의 걱정은 자연스러워 보여요.
그런데 불안한 생각이 너무나 자주 든다면 그 원인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당신은 새로운 업무가 주어질 때 마다 왜 덜컥 겁부터 나는 것일까요?
아마도 당신은 ‘팀장님이 시킨 일을 제대로 수행해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결과 팀장님과 동료들이 당신에 대해 실망하게 될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또는 어쩌면 '내 부족한 실력이 탄로 날지도 모르겠다'는 무의적인 두려움때문에 그런 것일수도 있구요.이건 당신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영역의 생각일 수 있습니다. 당신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영역이지요.
그래서 팀장님이 일을 맡기면 불안부터 밀려오는 이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무 기회가 늘어날수록 원래는 없다고 믿는 자신의 실력이 탄로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자동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구요. 인지치료 심리학자 아론 백(Aron Beck)은 인지적 왜곡과 자동적 사고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인지적 왜곡이란 '잘못된 신념과 비합리적인 믿음'을 말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믿음이 특정 상황에서 자동적이고 부정적으로 튀어나오는 사고를 '자동적 부정적 사고'라 합니다.
고민님이 ‘나는 원래 실력이 없는 사람이야’ 라고 믿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비합리적 믿음입니다.
생각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나는 원래 실력이 없는 사람이다(잘못된 신념)’ → ‘그러므로 팀장님이 시킨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 ‘결국 내 실력을 팀장님과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 → ‘그래서 팀장님이 일을 시키면 불안하다. 피하고 싶다’
이러한 믿음은 과거 어떤 경험이나 생각에 의해 굳어져 왔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팀장님이 시킨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실망감을 안겨준 실제경험이 될 수도 있고요. 주위 동료들이 워낙 뛰어나 보이는데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느끼는 열등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칭찬을 많이 받지 못한 과거 가정, 학교, 직장에서의 척박한 환경일 수도 있지요. 정확한 원인은 고민님을 직접 만나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어 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확실해 보이는 건 고민님은 ‘나는 원래 실력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신은 원래 실력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믿는 점에 대해 믿을 만한 근거라도 있나요? 확실한 증거라도 가지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이 잘못된 신념부터 바꿔야 합니다. 이 신념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당신이 실제로 실력이 있든 없든간에 새로운 일이 주어질 때마다 당신은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항상 자신에 대해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실수도 하고 자책도 합니다. 당신이 분명 잘했다고 느끼는 일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당신 스스로가 실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이제 그만 하시기 바랍니다. 대신 당신이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들, 남들이 칭찬해주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워 하는 일들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는 얼마든지 있어요. 발표를 하고 칭찬 받았던 일, 팀장님 대신 들어간 회의에서 받은 질문에 멋지게 답변 했던 일, 새롭게 진행했던 기획안이 성과를 봤던 일 등을 마음껏 떠올려 보세요.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일을 다 못할 수도 없습니다. 당신 역시 잘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당신 역시 잘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이제 당신의 잘못된 신념은 다음과 같이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잘하는 분야가 있다. 나도 내가 잘하는 분야가 있다’(합리적 신념) → ‘나도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있다. 더욱이 내가 잘하는 분야에 팀장님이 일을 시키면 그 누구보다 잘 해낼 자신이 있다’ → ‘만약 내가 취약한 분야라면 그만큼 노력하면 된다’ → ’팀장님이 어떤 일을 시킬지 기대된다.
이는 자신감의 선순환 구조입니다. 당신이 스스로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 자신감이 실제로 당신이 일을 더 잘 수행하게 합니다. 당신이 성공적으로 수행한 일은 다시 당신에게 자신감을 주고요. 이러한 선순환 구조의 시작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신념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나는 능력 있는 사람이다’라는 신념을 뒷받침해줄 기분 좋은 경험들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