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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너무 없어서 무기력감을 느낄 수도 있나요?

※ 어느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어느 직장인분의 실제 고민이고, 제가 실제로 달아드린 답글입니다. 






Q. 재밌어 보여서 제가 선택한 직업입니다. 그런데 회사 사람들은 제가 신입이라 부담 가지지 말라고 쉬운 일만 주는데 일이 없어서 지칩니다. 내가 하등 쓸모없어져 보이고 무기력해지고 ‘이럴 거면 왜 살아있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에 흥미가 없고 재미가 없고 가끔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계속 이러면 회사 사람들이 저를 보며 “괜히 뽑았다”라고 생각할까 봐 무섭기도 하고 겁이 나기도 합니다.  저만 도태되는 것 같고, 매일 제자리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착각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쉬운 일만 하면 좋기만 할 것 같지요? 쉬운 일만 하면 회사 다니기 편하기만 할 것 같지요? 그런데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일이 너무 없어서 할 일이 없을 때도 문제이거든요. 일이 너무 없거나 너무 쉽고 단순한 과제만 반복하다 보면 무기력감, 허탈함, 낮은 자존감, 우울감 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맥클렐랜드 David McClelland의 성취 욕구 이론 Need for Achievement Theory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권력욕구, 친화욕구, 성취욕구가 있습니다. 이중 성취 욕구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고 목표를 달성하여 성취감을 느끼는 욕구를 말합니다. 너무 쉬운 일, 단순한 일만 해서는 성취감을 느낄 수 없지요. 쉬운 일만 한다고 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유입니다.      


사연자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또 한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사연자님 스스로가 ‘나는 원래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원래 능력이 있는 사람과 원래 능력이 없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능력이 없더라도 노력하고 계발하면 능력이 상승할 수 있는 것이고요. 능력이 있더라도 노력을 하지 않고 계발을 게을리하면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죠.    

  

‘나는 원래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비합리적 신념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사연자님은 왜 자신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 건가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설령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더라도 노력하고 계발하면 능력이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요? 사람들의 기대에 맞는 능력을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요? 사연자님 자신의 강점, 약점을 파악하여 강점은 키우고 약점은 최소화하는 것이 사연자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직장상사가, 사수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두 가지에 맞춰서 능력을 계발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엑셀 작업이 될 수도 있고, 파워포인트 작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류 정리가 될 수도 있고요. 계약서 작성능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하면 됩니다. 문제는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도 하지 않고 무엇을 계발할지 알아보지도 않고 노력도 하지 않으며 ‘내 무능력이 언제 탄로 날까?’하며 불안해하기만 하는 태도입니다.  


심리학의 “가면 신드롬 Imposter syndrome” 이론은 자신의 능력이나 성취를 믿지 못하고, 언젠가는 자신의 능력이 들킬 것이라는 두려움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경향을 말합니다. 높은 학력이나 직위를 가진 성공적인 사람들도 자신이 가면을 쓰고 사는 사기꾼이라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끼며, 자신의 성공을 운이나 우연에 돌릴 수 있습니다. 사연자님도 어쩌면 가면 신드롬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실제로는 능력이 있고 충분히 능력을 계발할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고 행동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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