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권태와 타성에 허덕이던 한 중년이
기나긴 회상의 서사 끝에 어린 시절의 꿈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결말에서 주인공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인문예술의 경험을 열거한 이 소설이 그의 작품이기도 한 터, 프루스트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여 철학자 들뢰즈는 ‘끝은 시작 속에 있었다’고 표현한다.
이 기획을 통해 끝내 내가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이 나이에 내가 농구를 잘해 봐야 얼마나 하겠어?
무언가를 위해 열정을 불사르던
그 푸르렀던 날들에 관하여,
그로써 모든 세대가 겪는 보편적 인문으로서의 ‘잃어버린 시간’에 대하여 써 내린 글들이다.
거기서 멈춰 버린 이야기, 거기에 두고 온 이야기.
<슬램덩크>의 마지막 장면에 펼쳐지는 저 바닷가가 그 상징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이 바닷가로 다시 돌아온 그들은 무엇이 되어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사랑했던 우리는 무엇이 되어 있나?
어찌 됐든 삶은 계속되기에...
그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저 바닷가로부터...
인생이 한 편의 소설이라면,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되찾는 시간’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결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