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오지랖
얼핏 몬드리안의 작품이 스치지 않아?
모던의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지금도 평수에 따라 공간이 모듈화가 되어 있잖아. 그 시초다.
70년 전에 지어진 건물은, 지금의 아파트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고 있다. 거주자들도 이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만큼 만족도가 높은 주거 조건이란다.
유현준 교수는 노자의 철학을 가장 잘 구현하는 직업군이 건축가라고 말한다. 인문적 맥락을 고려해 빈 공간을 효용과 미학으로 채우는 작업, 그런데 되레 현대의 아파트들은 저런 구현이 힘들다. 결국엔 비용의 문제다.
용적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면, 인문적 맥락은 효율 중심의 구획에 밀려나기 마련. 아파트가 화폐 개념으로 인식되는 풍토에서는 더더욱 저 인문적 맥락을 구현하기 쉽지 않고...
저자 분과의 미팅 중에 잠깐 저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지식인들 사이에서 건축이 필수 지식인 시절이 있었단다. 오지랖 넓은 철학이기에, 철학 공부를 하다 보면 또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읽게 된다. 이것저것 공부해 놓고 있다 보면, 언제고 쓸 때가 있다니까. 철학은 그런 점에서 효용이다. 철학 그 자체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