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주 Nov 17. 2019

멈추지 마, 넘어질지도 몰라

우리의 삶도 멈추지만 않는다면 넘어지지 않는다.

아침부터 내린 비가 오후 들어 좀 잠잠해졌다.

공원에 가보니 오전 내내 답답하게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하나둘 자전거를 타러 나온 모습이다.

한 아이가 유독 눈에 띈다.

초등학교 2~3학년 정도 되었을까? 남자아이가 두 발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지 연신 뒤에 아빠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페달을 밟고 있다.


"놓지 마~ 놓으면 안 돼, 아빠? 알았지?"
"알았어, 꼭 붙잡고 있으니 걱정 말고 앞만 봐"


© jordaneil, 출처 Unsplash


누구에게나 홀로서기 무서웠던 자전거를 처음 탈 때의 기억은 있을 것이다.
엄마든 아빠든 뒤에 잘 붙잡아주는지 확인한 후에야 페달을 밟게 되는 자전거.
빨리 타고 싶은 마음에 욕심부려 끌고 나가다 보면 어김없이 넘어지곤 한다.
남들 타는 것 보면 분명 쉽게 탈 수 있을 것 같던 자전거가 처음엔 왜 그렇게 애를 태우는지, 나 또한 어릴 적 자전거 배울 때의 모습이 떠올라 옅은 미소를 지어본다.

어릴 적 내 기억 속 자전거는 아빠가 타던 큼직한 자전거였다.
키가 작아 다리가 닿지도 않던 페달을 힘껏 밀어붙이며 타곤 했던 기억이 난다.

막상 배우고 나면 계속 타고 싶어 밤늦게 몰래 끌고 나갔다가 혼나기도 여러 번이었던 기억.     

시골길이라 울퉁불퉁, 그나마 평평한 앞마당에서 연습하려면 공간이 좁아 빙빙 돌다 넘어지기 일쑤였다.

어느 날은 능숙해진 자전거 실력을 뽐내다 큰일을 치렀다.
동생을 태우고 시골길을 달리던 중 혼자 타던 자전거와는 다르게 중심이 잘 안 잡히자 온 힘과 정신을 집중하고 가다가 그만 넘어질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그 순간~ ㅋㅋ
내가 뛰어내려버렸다. 그렇다면 뒤에 타고 내 동생은?ㅎㅎ
내 기억엔 2m 높이 정도 되는 높이였는데 그곳에서 밭고랑으로 그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동생이 이를 악물고 나를 째려본다.
어쩌면 자기를 밭고랑에 던져 버리고 혼자 뛰어내릴 수 있냐고 말이다.
철석같이 믿었던 언니에게서 배신을 당한 동생의 아픈 기억이
아직까지 따라다녀 말이 나올 때마다 한바탕 웃음이 터지곤 한다.


자전거를 배우고 익숙해져서 쌩쌩 달리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삶과도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익숙하지 않은 삶 속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면서 때로는 피하기도 하고 몸으로 부딪히기도 하면서
그렇게 내 몸에 맞는 방향 중심을 잡아가듯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우리의 삶

멈추지 않으면 잘 굴러가는 자전거처럼
우리의 삶도 멈추지만 않는다면 잘 굴러갈까?
                            

그럴 것이다.
우리가 멈추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내 인생의 바퀴는 앞으로 잘 굴러갈 것이다. 

절대 멈추지 마라.

무언가를 배우고 있는가?

무언가를 시작하는가?

무언가를 꿈꾸고 있는가?
내가 잡은 핸들이 내가 보는 방향을 향하고 내가 보는 방향이 내가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절대, 절대 멈추지 마라. 멈추는 순간 당신은 넘어질지도 모른다.


© KIMDAEJEUNG, 출처 Pixabay
이전 14화 당신의 마음 근육을 키워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