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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안나 Oct 20. 2022

3. 다른 사람은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그 누구도 모른다

나는 이 생활이 힘든데, 이게 보통의 회사 생활인지 의문이 들었는데 주위에 물어볼 사람도 없었어요.

이게 ‘평균적인’ 일인데 내가 너무 나약한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다른 회사에서도 상사는 화가 나면 서류를 집어던지는지,

왜 정시 퇴근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지.

만약 이게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일이라면 저는 그걸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은 아직 취업 전이어서 대놓고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하소연할 수도 없었고, 어쩌다가 그런 소리를 해도 ‘그래도 돈 벌잖아’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가족은, 저학력 도시 노동자 집안에서 일가친척과 주변 사람들 중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에 취업한 딸은 자랑거리여서 절대 회사를 그만두게 해서는 안됐을 거예요.

‘다들 그렇지. 돈 버는 게 쉬운 줄 아니. 어디 가도 똑같아’


구체적인 예를 들면서 ‘이런 게 평범한 일이야?’라고 물어봐도 보통은 ‘어디 가나 이상한 사람들은 하나씩 있어’, ‘어디 가나 일은 힘들지’라는 반응이었죠.


나는 힘든데 다들 ‘어디 가나 똑같다’고 하고, 그러면 나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도 지금과 똑같이 괴로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직을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냥 이곳에서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점점 상황은 나빠져서 매일 아침 회사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내릴 역이 가까워질수록 제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랐고, 내가 죽지 않는 한 이 괴로움은 끝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사람들은 보통 다른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어요.

예를 들어 그냥 일반적으로 ‘호구조사’라고 하는 개인의 단편적인 정보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아주 많죠.

어떤 회사에 다니고, 연봉을 얼마나 받는지는 궁금해해도 어떤 상사와 같이 일하는지, 같이 일하는 사람은 어떤지, 이런 것들은 보통은 관심이 없어요.

각자 자기 삶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바빠서 다른 사람 속을 들여다볼 여유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안타깝지만 상대방보다 본인의 이익을 중요시해서 정말 그 사람을 위한 조언을 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내가 힘들면 그건 힘든 거예요.


그만둘까 말까 할 때 스스로의 선택에 확신이 들지 않아서  다른 사람의 지지를 얻고 싶을 거예요.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있을수록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려고하거나 하소연을 하고싶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도 주위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의 판단력을 의심하지 마세요.



그래도 나는 평균적인 어려움이라면 견뎌보고 싶다 생각하신다면

요즘은 기업 리뷰 사이트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도 많은 편이니까 다른 기업들의 경우를 살펴볼 수도 있고요.

명백히 문제가 되는 사항이라면 인사팀에 상의해볼 수도 있고요.


내가 힘들면 그건 힘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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