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와 나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딱 지금과 같은 날씨였다.
줄무늬 반팔 크롭 가디건에 와이드한 청바지.
작년, 내가 K와의 소개팅을 갈 때 입은 옷차림이다.
캐주얼한 마음으로 나간 만큼 차림새도 캐주얼했다.
큰 기대 없이 나갔던 소개팅. 지금 돌아보면 K는 내게 큰 선물이었다.
눈도 못마주치던 K와 나.
하지만 이제 우리는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애칭을 부르며, 매일 밤 통화를 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지 어연 1년이 다 되어간다.
아니 벌써?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세월이 쏜살같다지만,
이렇게까지 빠른 것이었나.
얼마 되진 않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서 '애인'으로 지나갔던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K는 역대 두 번째로 오래 만난 상대가 됐다. 이제 겨우 1년을 채워가는데 말이다.
그만큼 나는 연애에 권태로움을 쉽게 느끼거나, 혹은 자주 싸웠다.
그런데 K는 다르다. 뭔가 다르다.
신기할 정도로 우리는 사이가 좋다.
여태 크게 한번 다툰 적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철이 든 걸까?
아니면 K가 좋은 사람인 걸까?
사랑의 콩깍지는 길어야 3년 간다고 한다.
우리의 두터운 콩깍지 기한도 이제 2년이 남았다.
과연?
근데말이다. 오랜만에 시작한 연애여서 그런걸까?
묘하다. 이상하게 K는 조금 묘하다.
K는 자꾸 나의 '좋은 모습'을 꺼내게 만든다.
그와 앞으로 얼마나 더 순수하고, 지금처럼 예쁘게 연애하게 될 지는 모르겠다.
어느날 갑자기,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을테고
어쩌면 백년해로를 기약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연애가 한 편의 짜여진 드라마라면 나와 K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모른다.
모르니까 과정에 충실하기로 했다.
모든 관계는 해피든, 새드든 결말로 향해 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니 내 인생에 오랜만에 찾아온 행복, 아니 행운을 십분 누리자.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껴주는 관계. 그런 상대를 만나 사랑을 주고, 또 받는다는 건 축복일테니까.
- K와의 썸&연애스토리 연재는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