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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Feb 27. 2022

<사라지지 말아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식물도감, 동물도감은 다큐멘터리나 과학시간에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이라면,

이 책은 ‘기억도감’이라고 표지에 명시되어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절멸 위험에 놓인 우리 동식물을 기억하고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60종을 기록한 책이다. 

기록하고, 기억하게끔 만들고, 생각하게끔 도와준다. 


‘기억하다, 관심갖다, 모르는 척하다, 좋아하다, 선택하다, 모순되다, 비곤하다, 즐기다, 존중하다’ 이런 소제목으로 생각을 풀어내서 자연에 무지한 나에게 생각의 영역을 넓혀주었다.      

절멸, 야생절멸, 지역절멸, 위급, 위기, 취약, 준위험, 관심대상, 정보부족, 미평가, 미적용. 이것은 무엇인가? 세계자연보건연맹에서 정한 기준과 범주를 적용하여 야생동물을 멸종 위험 단계별로 분류한 목록이다. 이외에 다른 분류 방식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지만, ‘귀한 것, 흔치 않은 것, 높은 가치’ 라는 것은 많이 안타까웠다. 화폐화된, 가치를 값어치로 여기는 것 같아서 굉장히 사람다운 기준법이구나. 씁쓸하기도 하다.      

책을 보면서 놀란 부분은 멸종위기에 처한 어류는 내가 알고 있는 어류가 한 마리도 없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를 보면서도 책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의 공동 자원인 물을 흐리는 존재는 미꾸라지가 아니라 인간입니다.’에 공감하게 되었다. 괜히 미꾸라지를 탓했다.      


이 책을 읽고 독서모임을 해도 내용이 풍부할 것 같다. 멸종위기 동물을 복원하려고 노력했지만 알고보니 돈을 주고 포획해 온 동물들은 우리나라 기후에 맞지 않은 새였다는 것을 알게 된 일. 결국은 기후에 맞지 않은 동물을 포획해서 또다른 고통을 준 것. 생물을 복원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지만, 희귀식물을 몰래 가져가는 일. 그 안에 빈곤해져 가는 자연을 느낀다.      


특히 공감했던 대목은,

“대부분 멸종 위기종이 사는 곳은 도시가 아닌 시골입니다. 온갖 인프라와 문화 혜택은 안으로 집중하고 사회적으로 감내해야 할 부분은 바깥으로 치워서 이루어진 것이 도시입니다. 어찌보면 멸종 위기종에 대한 책임도 시골에만 무심하게 지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시골은 모든 자연을 감당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 말이지요, 도시 아파트에서 키우다 책임지지 못하고 시골로 개를 보내 버리는 것처럼요”

이웃분에 의해 알게 되었다. 본인들이 키우던 개를 이 동네에 많이 버리고 간다고 말이다. 어느날부터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경계를 늦추지 않는 덩치 큰 낯선 개를 만나면 버려진 개들이다. 즐기는 곳으로 자연을 대하는 도시 사람들과 자연 속에서 자본주의 삶을 사는 시골 사람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은 다르며 이 또한 절충안이 필요하다. 개발과 멸종...      


멸종위기종을 보며 사라지지 말라고 했지만,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관계 안에서 기억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모두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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