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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Apr 15. 2024

내 인생을 살고 싶다

불완전하지만 용기 있는 선택


퇴근길이다.

부끄럽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는 분야가 많다. 직업과 같은 중요한 얘기를 포함하여. 도대체 언제까지 모를 거냐고 스스로를 미워하기도 한다.


그러다 깨닫는다. 어쩌면 내가 두려운 이유는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간으로서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 늘 성공이라는 대가가 있기를 바라는 심리를 갖고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게 아니면 올인하지 못하겠다는 주제넘은 태도. 이걸 하면 성공하겠지- 라는 불가능한 확신을 바라는 태도 말이다. 어차피 인간으로서 가능하지 않은 건데.



존경하는 사람이 말해 준 적이 있다.

“제일 별로인 건, 네가 하는 거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하는 거야. 하기로 했다? 그러면 재고 따지지 않고 하는 거야. 의심할 시간이 없어.”


끊임없이 의심하고 재고 따지는 태도..

과거 실패한 선택들이 있다. 그로 인해 나는 신중해진 걸까, 여전히 스스로 선택을 못 하는 겁 많은 겁쟁이인 걸까?


나의 한계를 인정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앞을 볼 수는 없다는 걸, 시간과 소중한 것들을 투자한 그 선택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걸. 실패 가능성 0%인 선택지는 애초에 없으니까. 사실 ‘정해진’ 건 없으니까.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을 자꾸 기대하며 쓰는지.. 처음 쓰기 시작한 때를 떠올린다. 내 속에 있는 것들을 분출하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하지 못하는 속 끓는 고민들과 얘기들을 종이에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갔다. 두려움 때문에 나와의 대화는 언제나 늘 미완성이지만 말이다. 언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릴래? 미래를 예측하려 하지 않고 말이야.


내가 무언가를 쓴다는 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애초에 쓰기 시작한 이유가 나를 구원하기 위함이었으니까. 그게 시작이니까. 나를 위해 두서없이 펜을 끄적거려 왔지만, 끄적거림이 많아지는 만큼 언제부턴가 조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내 얘기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과 통찰이 될지도 모른다.. 내게도 꿈이라는 녀석이 빼꼼 모습을 드러낸 걸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언어로 계속.. 담아보아야 할 것 같다. 초라해도 글이라는 걸 나는 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결론에 이른다.

행복하고 싶어?

삶에서 ‘스스로 옳다고 생각되는 선택’을 하고,

그것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뿐이다.


정수는 결과 그 자체보다 여정 속에 있나? 무엇을 원하는지 선택해야 할 것은 결과가 아닌 길에 놓인 과정들이다.


내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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