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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나이퍼두 Feb 05. 2021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다이어리 만드는 남자


어린 시절 나는 무엇을 좋아했을까? 아빠는 건축업에 엄마는 임대업에 늘 부모님은 바쁜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어린 시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혼자서 멀 만들고 놀고 그런 행위를 자주 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레고 블록으로 집도 짓고, 비행기 만들고, 로봇도 만들었다. 그게 잘 만들던 아니든 간에 그냥 만들었다. 그게 좋기도 했고 익숙했다. 초등학교를 가서 과학상자라는 것으로 선풍기도 만들고 차량도 만들고 했더니 학교에서 상을 준다. 그렇게 나는 무언가 만드는 것을 잘하는 사람처럼 되었다.


과학상자 대회에서 상을 받고 수학경시대회를 학교 대표로 나가서 좋지 못한 성적으로 돌아왔다. 좌절이다. 어린 시절부터 인생에 쓴 맛은 항상 많았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도 많고 나보다 무언가를 더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시간이 흘러 중·고등학교 시절이 되니, 나는 자연스럽게 이공계가 되었다. 아빠는 건축업을 하셨던 기억 때문인지, 나름 과목 중에 수학을 자신 있어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공계를 선택했다. 국어는 시험 치면 늘 그냥 그랬다. 그렇게 난 이공계의 삶을 선택하며 수능을 쳤다.


그리고 시험 망쳤다. 전국에 수능 만점이 60명이나 나왔고, 반에서 30~40등 하던 친구들도 400점 만점에 360점 가까이 나왔다. 난 갑자기 반에서 가장 시험을 못 친 사람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불쌍한 눈빛으로 나를 볼 때, 참 내 인생에서 가장 자존심이 상했던 상황 중 한 번인 것 같다.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3 당시 논술이라는  유행을 했다.  모의고사 성적은   서울 수준이었다. 그런데 논술을 치면 전교에서 수준이 많이 높게 나온다. 선생님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근데 글을 내가    아니라 남자애들이   것도 있을  같은데 말이다.  손글씨를  쓰고 어린 시절 서예를 배웠다. 그래서 중학교  여자중학교에 보낸 편지에 대필한 편지가 많았다. 이야~ 이게 논술에 도움이  줄은 몰랐네...


진지하게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인문계를 준비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한다. 무슨 이 개똥 같은 일인가?

나는 글쓰기도 몰랐고, 이공계와 관련된 직업이 무엇을 하는지도 사실  몰랐다. 도대체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좋아하는  무엇일까? 나는 그냥 레고를 좋아했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을 뿐인데 ~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결국 내가 찾아야 했다.



나는 인문계인가? 이공계인가?



난 결국 기계공학과에 갔다. 안전함을 택했다고 하자. 기계공학과를 다녀보니 자동차 관련 일도 할 수 있고 제조도 있고 기구한 삶을 사는 기구 설계도 있고 참 다양했다. 그래서 취업하기에는 기계과가 좋다는 이야기도 많다. (솔직히) 자동차 만들고 싶지도 않더라. 결국 잘 가봐야 난 연구원도 아니고 부품 설계나 어느 부속품에 하나일 것 같았다.


유연해지고 싶었다. 학교도 좋지 못하니,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스펙이란 스펙을 풀로 장착했다. 학벌 빼고 내가 짱이야라는 생각으로 취업에 뛰어들었다. 1년 취준생을 마치고 결국 나는 엔지니어로 사업관리라는 일을 하게 되었다. 뽑아줘서 너무 고마웠지만 대기업에 엔지니어가 서울 근무라 여기로 결심한 거 솔직히 인정한다.


사업관리는 이공계와 인문계의 중간이다. 나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업의 흐름과 계약적인 부분도 이해해야 하고 이공계 마인드로 접근해야 하는 것도 있고 전체를 보는 시야도 필요하다. 6년을 하고 나니 이공계도 아니고 인문계도 아니고 사업관리만 계속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어중간한 직업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퇴사를 했다.


그 후 스타트업에서 3년을 일하며 기획이라는 것을 해봤다. 그리고 난 다시 퇴사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사업으로 만들 수 있을까?


나에게는 아주 평범한 취미가 하나 있다. 바로 낙서다. 레고 만드는 것만큼 좋아하고 자주 한다. 낙서가 무슨 취미냐고 물으시면, 사실 할 말이 없다. 한때 취준생 1년 동안 자기소개서를 100번은 넘게 써봤다. 취미에 낙서라고 적을 수 없기에 조금 고급스러운 표현을 찾고 찾아봤다. 그때 발견한 말이 '로드맵 만들기'였다. 그 취미와 연결된 것들은 내가 일하는데도 지금 내가 시간관리를 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낙서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월~일까지 날짜도 종이에 적고 혼자 계획을 세우는 것을 해본다. 살짝 이걸 집착하기도 하고 좋아한다. 이걸 내가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 결국 이 모든 것이 내가 다이어리를 만들게 된 이유이다.



회사를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나는 다이어리를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낙서를 좋아하는 메모하는 것을 좋아한다. 디자인적인 것에 나름 기준이 있다.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나는 참 좋아한다. 이런저런 것들을 합쳐보니 어쩌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당연히 내가 세상에서 젤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다.


두 번째 회사도 만들었다. 이번에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판다. 그런데 나 막 팔고 싶지 않다. 내 생각을 담아서 팔고 싶다. 분명 어쩔 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파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내 색깔을 가지고 내 브랜드를 만들어서 팔고 싶다. 나만의 패키지를 만들어서 자신 있게 팔고 싶다.


무언가를 만든다. 평범한 상품을 조금은 비범하게, 이미 잘 된 상품은 우리의 색깔로 만들고 싶다.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넣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도 참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모르는 것도 많고 배워야 하는 것도 많다. 틀리고 실수하고 그렇게 흔들리는 상황도 많을 것 같다. 그래도 난 내가 좋아하는 일 조금은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다. 세상 누구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내가 찾아야 했다.




레고도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 아들과 가끔 이렇게 무언가를 만들고 논다.  자식은 나보다  유연하고  많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세상에  일은 많고 배워서 성장할  있는 것은 많다. 주변이 아닌 결국 본인이 결정하고 찾아야 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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