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들어봤니?

문제는 어떻게 공부를 잘할 수 있는가다.

by 꿈꾸는 맹샘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들어봤니?"


매해 6학년 아이들을 처음 만날 때, 아이들이 가장 긴장하고 있을 때 던지는 말이다. 교과서를 펼치기 전에 학습의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선생님이 학습 방법을 조금씩 안내해 줄 것이라고 한다. 이때, 아이들의 눈은 정말 광채가 난다.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눈빛.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의 눈빛.


학습에 왕도는 없다고 하지만, 난 왕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 대비 최대의 효율을 이끌어 내는 학습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내가 애용하는 학습이론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이론이다.


생각보다 많은 초등학교 아이들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모른다. 사실 그건 많은 어른도 마찬가지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쯤 되면 아이들은 '공부 좀 해라'라는 이야기를 그만 듣고 싶어 한다. 공부를 못하고 싶은 아이가 있을까? 공부를 못하고 싶었던 어른이 있을까? 누구나 자신이 맡은 일을 잘하고 싶고,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특히 공부를 잘하고 싶다.


문제는 어떻게 공부를 잘하느냐이다.


사실 공부를 어떻게 잘하는지에 대한 공부법에 대한 교육은 교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어느 교과서에서도 공부법에 대한 내용은 없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면 성실하지 않은 것, 머리가 나쁜 것이라고 치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성실하지 않은 것, 머리가 나쁜 것과 시험 점수와는 크게 상관없는 케이스들이 보인다.


일례로 고등학교 때 내 단짝 친구는 정말 성실하고 머리도 좋았다. 그리고 말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렸다. 하지만 성적은 항상 60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난 항상 공부를 잘한다고 자부해왔고, 친구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분명히 친구는 나랑 똑같은 시간에 앉아 공부했으며, 필기도 열심히 했고, 머리도 좋았다. 문제는 무엇일까? 공부의 패턴이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책을 단순히 읽는 다기보다는 책의 내용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구조화된 큰 가지를 머릿속에 외우고, 거기에 살을 붙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책을 계속 읽는다. 읽고 또 읽는다. 시간 대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만난 이론이 바로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다.

에빙하우스 망각 곡선,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재인용, Anderson, J. R. (2012). 인지심리학과 그 응용. 이영애 역.


에빙하우스는 아무 의미가 없는 철자를 실험 참여자에게 학습을 시켰다. 그 후 시간 경과에 따라 잊히는 망각량을 측정하여 기록했다. 학습 직후 20분 이내에 41.8%가 망각한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망각의 비율은 높아간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20분 이내에 학습을 반복한다면 망각의 비율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아무 의미가 없는 철자라는 한계점이 있지만 복습의 효용성을 객관적인 지표로 보여주는 실험이다.


'복습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런 그래프를 그려주며 설명할 때 6학년 아이들의 마음이 더 쉽게 움직인다. 친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 이야기를 해주고 수업시간이 끝나자마자 복습하는 방식으로 친구는 성적을 15점 정도 올릴 수 있었다. 수업시간 후 바로 복습, 하루 공부 복습, 이틀 단위 복습, 일주일 단위 복습으로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을 참고하여 학습 효율을 높여나갔기 때문이다.


굉장히 간단한 그래프이지만 이를 적용한 효과는 실로 놀랍다. 매 차시 끝날 때 적는 배움 공책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 매 차시에서 끝나지 않고, 하루가 마무리될 때 배움 공책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 그것이 기억을 잘하게 할 수 있는 비법이다. 이런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해 주었을 때, 아이들은 비로소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


수없이 들어왔던 "복습이 중요하다." 대신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들어봤니?"를 이야기하며 복습 방법을 설명해 줄 때, 아이의 빛나는 눈을 비로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6학년도 다 큰 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