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면 더 하고 싶다.
"그래도 불안해요. 혹시 잘못 사용해서 나쁜 길로 빠지면 어떻게 해요?"
"학교폭력 문제에 연루된다던가, 저작권 침해로 문제가 된다던가 하면요?"
메타버스 관련해서 앞 이야기들을 나누고 나면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은 메타버스의 필요성에는 깊이 동감하신다. 그래도 걱정은 지울 수가 없다. 학교폭력 문제나 저작권 침해 문제가 걱정되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자식은 언제나 물가에 내놓은 것 같다. 새로운 것은 설렘이기도 하지만 두려움이기도 하다.
처음 인터넷 쇼핑이 도입되던 때를 생각해 보자. 그때 인터넷으로 물건을 산다고 했을 때 우리 엄마는 불호령을 내렸다. 도대체 물건을 어떻게 보지도 않고 살 수가 있냐며 사기가 분명하다고 했다. 나 역시도 약간의 미심쩍은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내 포기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되자 우리 엄마는 이제 원하는 물품의 링크를 공유하는 방법도 능숙하게 한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이다. 시대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언젠가 그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마치 큰 파도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나 할까. 사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고,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움직이고 있다. 이미 메타버스의 흐름은 큰 파도가 되어가고 있다. 그럼 이 상황에 아이를 파도 속에 그냥 내던져야 할 것인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서 서핑보드에 태워 내보내야 할 것인가.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아래는 실제 수업을 할 때 아이들과 함께 메타버스 에티켓이라고 '메티켓'에 대해 함께 학습한 메타버스 공간이다. 저작권 관련, 학습 관련, 대화 관련, 검색 관련한 내용들에 대해 수시로 익히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먼저 메타버스를 용해 본 경험을 토대로 자신들만의 메티켓을 정리하는 작업하고 있다. 뒤늦게 메타버스의 세계로 들어올 다른 아이들을 위한 작업이다. 겪으면서 어려웠던 내용들, 주의해야 할 점들, 더 잘 활용하기 위한 팁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미 메타버스를 수업에 활용한 아이들은 입을 모아 어른들의 걱정은 기우라고 한다. 학습에 방해가 될 정도로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억압하면 더 튀어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규칙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이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 규칙을 지금, 초등학교 시절에 익히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메타버스 이외에 미래 사회나 직업에 대한 내용들도 다른 수업과 연계 지어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면서 저런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다.
말리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무언가 더 재미있는 게 있기 때문인 것 같고, 더 목말라진다. 오히려 판을 펴주고 그 안에서 놀 수 있는 울타리를 넓게 쳐주는 것이 새로운 것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울타리를 넓게 쳐주어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리터러시를 길러 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조건 못하게 하지 말고, 메타버스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
어른들이 메타버스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자,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