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리기 위한 바람(hope)은 열 개의 태양(기회)이 되어 나의 꿈 속에 나타난다. 꿈과 현실을 둘러싼 생의 경계는 흩어지거나 깊어지거나를 반복한다. '나은'은 '수빈' 옆에, 즉 수빈의 그 여름 옆에가장가까이 붙어 있던 친구다. '살릴 기회'를 위해 달려간 '수빈'과 '살릴 기회'를 위해 매번 경로를 수정해 가며 다시 달리고 있는 '나은.' 나은은 결국 수빈의 여름에 가 닿을 수 있을까?
한편 도희와 은호는 정체 모를 여자의 스토킹을 추적하다 자신들의 접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추적의 끝에 그 여자가 지닌 절망의 크기와 깊이, 그 부피가 자신들과도 맞닿아 있음을 깨닫는다. 열여덟의 도희와 은호가 찾아간 소소리 마을에는 딱 그 나이만큼의 나은과 수빈이 추억처럼 살고 있었고 슬퍼해야 할 이유를 구체적으로찾지 못하던 도희와 은호도 마침내... '수빈'을 만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꼭' 참고하시라~)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과거일까, 현재일까, 혹은 미래일까. '되돌릴 수 없는' 뒤에는 온갖 것들이 붙을 수 있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 되돌릴 수 없는 사람, 되돌릴 수 없는 순간... 그러나 '미래'만큼은 그것에어울리지 않는다. 우리의 미래는 '되돌릴 수 있는', 혹은 '바뀔지도 모르는'과 같은수식어와함께 도착해야 할 것이다.
사담을 덧붙이자면 사실 이 책을 쓴 작가님은, 교보문고가 내게 강제(?)로 또는 임의로 정해 준 최애 작가였다. 처음엔 (내가? 이분을? 단순히 책을 몇 번 샀다고 해서?) 그런데 그것은 이 책을 통해 최종 예언이 되었다. 그리고 이 소설은 나의 고단한 출근길을 '유머와 눈물 및 콧물'로 뒤바꾸어 준 매력적인 소설이기도 했다. (가뿐히 교보문고의 혜안을 인정하기로 했다.)
초반엔 너무 재밌었다 (지극히개인적 취향임). 읽다 보니 소위 말하는 '떡밥(암시, 언질, 복선 등)'이 이렇게나 기막힌 '회수력'을 보인다고? 이런 '용두용미'를 보았나, 하면서 그 설정들에 적이 감탄하였다. 아무래도 (현재 이 시점을 기준으로는) 이 책이 2024 나만의 '최고책', 아니 '최애책'이 될 분위기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과 그 일상의 기적과 기적의 달리기와 달릴 수 있는 미래가 펼쳐지는 소소리 마을의 바닷가. 그곳에 가면 '수빈'이 지금 막작업을 마친 시나리오를 내게도 들려줄 것만 같다. 이 세상의 모든 수빈과 나은과 도희와 은호를, 마음 다해 응원해 본다.
1. 관전 포인트: 스토커의 정체를 밝히는 재미 및 의미
2. 명장면: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을게."(200쪽)
3. 추천 독자: 일상이 밋밋하다고 푸념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잊거나 잃어 본 사람들
1일 1소설 핫썸머* 프로젝트!
하루 한 권의 소설을 느긋이 읽고 하루 한 번 조급히 리뷰를 올립니다. 소설 한 잔으로 이 쨍쨍한 여름을 뜨겁게 마셔 버립시다, 렛츠기릿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