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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정 Nov 08. 2019

레고랜드 캐슬호텔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레고로 만들어진 아이를 위한 최고의 놀이터

개인적으로는 레고랜드도 좋았지만, 레고 호텔은 더 좋았다.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놀이터, 레고랜드 캐슬 호텔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레고 호텔은 아이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남편은 10시간 운전해서 올 만했다고 했다. 


레고랜드 캘리포니아 리조트&캐슬호텔은 크게 2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어서 아이의 취향에 따라 골라서 예약할 수 있다. 우리가 선택한 기사 테마의 캐슬호텔은 디귿자 모양으로 돼 있는데 그 가운데에 넓은 놀이터가 있다. 장담하건대 여긴 아이만큼 부모에게도 좋은 곳이다. 신나게 노는 아이를 보며 부모도 쉴 수 있다는 얘기다. 



호텔룸 보물상자의 비밀번호를 푸는 법

레고 호텔은 레고로 만들 수 있는 건 다 레고로 만들어보겠다 이런 생각으로 만든 모양이다. 프런트, 로비, 복도 등 모든 곳에 레고로 만들어진 피규어가 있다. 프런트에서 체크인을 한 뒤 룸키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이 있는 층으로 이동한다. 이곳은 엘리베이터도 반짝반짝 불이 들어온다. 긴 복도를 따라가 방문을 열자 입구에 용이 지키는 보물상자가 하나 보인다. 아이들은 방에 보물상자가 있다며 벌써부터 해적이라도 된 듯하다.


로비에서 체크인할 때 문제가 있는 종이 한 장을 주는데 그걸 풀면 이 보물상자의 비밀번호를 알 수 있다. 아이는 아빠를 재촉해 문제를 풀러 출동했다. 총 4개의 문제가 있고, 호텔 곳곳을 돌며 풀게 돼 있다. 문제는 이런 식이다. ‘호텔 식당 입구에 있는 피규어의 개수는?’ 숫자를 셀 수 있는 아이가 어른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를 다 풀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보물상자를 여니 작은 레고가 들어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아이는 보물을 찾았다며 어찌나 신나 하던지. 2박을 하면 문제지를 2개 받는다. 다른 하나는 다음 날 저녁에 같은 방식으로 풀면 된다. 

방문을 열면 보물상자가 기다리고 있다. 아이는 저 문제지를 보물지도 마냥 들고 다녔다. 비밀번호를 맞추는 신중한 눈빛을 보라.

다음 날 저녁에도 보물 획득을 위한 문제 풀이를 시작했다. 호텔 로비, 놀이터, 식당 등을 돌며 문제를 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매일 룸서비스를 하며 비밀번호를 바꾸는 건 귀찮지 않을까?” 그즈음 아이는 세 문제를 푼 뒤 이렇게 말했다. “어제랑 숫자가 같은 거 같은데!” ‘아! 비밀번호는 항상 같구나’ 하고 속으로 웃고 있는데 아이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끝까지 풀어봐야지’ 한다. 역시 아이는 아이구나.


레고 세상 속에 사는 기분 

기사 테마로 꾸며진 호텔 방안엔 2층 침대가 있다. 이 2층 침대 덕분에 여행 중 처음으로 아이들과 따로 자는 기적을 맛봤다(물론 재워주는 것 까지는 해줘야 하지만). 침대 옆으로 TV도 있지만 이건 틀지 않기로 했다. 이것까지 틀면 아이들은 넋을 놓고 TV를 보다 방에서 나가지 않으려 했을 것이다. 


테이블 위엔 레고가 들어있는 상자가 있다. 이 곳은 레고가 흔하디 흔한 레고 호텔이 아닌가. 아이들 침대가 있는 쪽 방 벽면엔 레고판이 붙어 있어 그곳에서 나름의 작품 활동을 할 수도 있다.  방안의 벽면이 그림으로 프린트돼 있는 게 좀 아쉽긴 했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건 전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호텔 놀이터에 가려는데 식당 앞 로비에서는 작은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호텔에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중세시대 옷을 입고 아카펠라로 들려주는 노래는 수준 이상이다. 이곳은 이렇게 크고 작은 이벤트로 가득하다. 저녁 시간 이후엔 레고로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소개하는 자리도 있었다. 물론 아이는 놀이터를 선택해 우린 참석하지 않았지만. 


호텔 놀이터는 부모들에 더 천국 

나는 감히 레고 호텔의 꽃은 이 놀이터라 하겠다. 아이들이 뛰노는 동안 부모들이 편하게 쉴 수 있다는 게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고, 밤늦게까지 놀 수 있는 운영시간은 두 번째 장점이다. 세 번째는 식당 음식뿐 아니라 외부에서 음식을 사다 먹을 수도 있어서 놀이터에서 저녁까지 해결하 수 있다는 점이다. 


놀이터는 크게 4가지 파트로 나누어진다. 어린아이들이 노는 곳은 안전하게 펜스가 쳐져 있어 좀 더 안전하게 아이들이 놀 수 있다. 역시 크고 작은 레고 놀이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옆으로 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미끄럼틀, 징검다리, 정글짐 같은 놀이기구가 있다. 그 옆엔 스크린과 프로젝터가 설치돼 있다. 그곳에서는 내내 레고 무비가 나온다. 스크린 앞엔 소파와 테이블이 있어 식당에서 음식을 가져오거나 밖에서 음식을 사 와서 먹을 수 있어 저녁을 먹기 적당하다.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동안 우리 부부는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붙어 있는 이번 여행에서 둘만의 시간은 꽤 오랜만이다.

놀이터의 운영시간은 오후 10시까지. 한국에서는 놀이터에서 놀다 6시 전엔 집에 들어가야 하고 밤 9시가 되면 자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깜깜한 밤에도 놀 수 있으니 얼마나 천국 같았을까? 물론 이건 여행이니 가능할 일이다. 


그 옆엔 수영장이 있다. 보통 낮에는 다들 레고랜드에 가기 때문에 이곳은 레고랜드 폐장 시간 뒤인 5시부터 사람이 모여든다. 우리도 둘째 날 오후 레고랜드에서 나온 뒤 수영장으로 향했다. 어린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낮은 수심에서 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깊은 수심까지 이어져 있다. 


호텔 조식 식당 좀 보소

레고랜드는 호텔 투숙객에 한해 레고랜드에 1시간 일찍 들어갈 수 있는 혜택을 준다. 9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니 우린 8시 정도에 조식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은 이미 꽉 차 있다. 자리를 잡고 음식을 둘러보았다. 우리 집 아이는 좋아하는 것만 먹는(다른 말로 하면 편식하는) 아이라 호텔 조식에서도 먹는 게 많지는 않다. 그래도 이곳 조식은 특별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이 많았다.


식당 벽면엔 만화가 나오는 TV가 켜져 있다. 우리 집 식사에서 지켜야 하는 것 중 하나는 TV를 보면서 밥을 먹지 않는 것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도 식사할 수 없다. 식사자리에서는 식사만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저기 TV가 틀어져 있으니 아이들은 그걸 보느라 밥 먹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식당 입구에는 아예 레고 더미가 쌓여 있고 그 옆으로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둘째는 거기에 가려고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인다. 결국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그곳으로 달려가고 말았다.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식당일지 모르지만, 식사 시간에 밥만 먹었으면 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맘에 안드는 구석이 많았다. 우리 집 식사 원칙의 필요성을 여기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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