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저녁은 구두소리가 들어 있다
장바구니 가득 파 감자 고등어 담고
또각이는 구두소리 다가오고 멀어진다
오피스룩 핸드백 멘 어깨 바닥까지 흘러내리고
출렁이는 머리가 숨 가쁜 바람자락 데리고 간다
한때 나의 야윈 저녁도 그러하였다
아이들 책가방 학원가방 장바구니 검은 비닐봉지
하루 종일 교실 속 아수라장까지
주렁주렁 사슬 매달고 돌아가던
절여진 저녁이
저 앞에 걸어간다
달려가 가만히 안아주고 싶은
또각이는 저녁이 멀어졌다 다가온다
숟가락 가득 보글거리는 내음 목에 감고
아이들 웃음으로 헹구어낸
따스한 저녁눈빛 피어나도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