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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 Jul 25. 2022

용기없는 나는 토사물을 삼킨다.

나는 나를 사랑하지만 용기가 없다. 공감하시는 분?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공간에선 나도 모르게 긴장한다.


특히 사적이거나 깊은 대화 주제거리가 생기면 하고 싶은 말들이 목구멍을 탁 치고 올라오지만 토사물을 삼키듯 꾸역꾸역 삼킨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대화에서 나는 한발짝 물러서고 경계태세를 갖춘다. 누군가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시간을 들여 어렵사리 마음을 열었을 때 한번이라도 나를 부정하면 배신감마저 든다. 기분이 나쁘고 서운함을 훨씬 넘어서는 배신감 말이다.



당당히 자신을 표현하고 내던지는 이들을 보면 신기하다. 비꼬는 게 아니라 순수한 신기함이다. 같은 지구 아래 같은 생물체가 맞는 걸까. 나는 어느덧 사람들과의 관계는 가볍게, 서로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아니 나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거리를 두는 것이 편해졌다.



나는 나를 사랑하지만 용기가 없다. 그 사실이 조금 슬프지만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 어떤 말과 부정섞인 시선도 넘겨버릴 수 있는 자애로움이 생긴다. 가끔 이것이 너무 과해 스스로에 심취하면 상대가 주는 애정과 사랑을 당연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주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나를 드러내는 것이 어색한 나는 사랑을주고 받는 것이 어렵고 서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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