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네 한의원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한약을 지으실 때가 있다. 종종 무게 때문에 못 들고 가시는 분들이 계신데, 택배로 보낼 수도 있지만 점심시간이나 퇴근길에 가져다 드린다. 택배비도 아끼고 운동도 하고 어떻게 사시는지 알 수도 있고 환자분은 약을 빨리 받아서 좋아하신다. 1석 4조의 효과다.
오늘의 배달은 개원초부터 와주셨던 단골환자 분인 LOJ할머니 댁이다.
진료를 마치고 슬슬 걸어가는데 기획사 대표분이 꽃에 물을 주고 계신다. 일은 바쁘고 챙길 사람은 많아서 늘 힘들어하신다. 오랜만에 보니 살도 더 빠지고 머리숱도 줄었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코로나 때문에 행사들이 많이 취소되어서 쫌~ 힘들었어요."
"대표님이 힘들다고 말씀하시니 보통 일이 아니네요..."
"다들 그렇죠. 원장님도 살이 좀 빠진 것 같은데?"
"ㅎㅎㅎ 그럴 리가요."
언제 커피 한잔 얻어 마시러 들르겠다 말씀드리고 다시 걷는다. 한의원에 오시는 그리고 오실 환자분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지나 할머니 댁에 약을 전달했다. 복용법에 적었지만 한번 더 유의사항을 말씀드리고, 요구르트 한 병을 받아서 돌아오는 길.
꽃집 사장님 만나 허리는 괜찮으신지, 골프 스코어는 좋아졌는지 묻고, 한의원에 거의 다 와서는 얼마 전에 며느리 산후조리 약 지어주신 이웃분을 만나 손주는 잘 크는지 안부를 물었다.
이런 날이면 왠지 모르게 썩 괜찮은 하루를 보낸 것 같은 고양감이 마음에 차오른다. 동네한의사로 산다는 것은 그곳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