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신경 잼병인 내가 달리기를 하는 이유
초등학교 운동장. 100미터 달리기 출발선에 여섯아이가 함께 섰다.
선생님의 시작 소리를 듣기 위해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팔다리가 길고 마른 나는 다른 아이들의 경계대상이 된다.(잘달릴것 처럼 보인단다)
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하면, 내 달리기 기록은 20초였다. 꼴찌를 늘 겨우 면하는 수준이었다.
고등학교 때, 뒷구르기를 시험을 쳤다.
선생님의 시범에 따라 한번에 척척해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안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연습을 하면 할 수 있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틈만 나면 뒷구르기 연습을 했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뒷구르기를 성공했다.
시험 날까지 혼자서 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했고 혼자서 계속 시도를 해보다
결국 목을 삐이는 사고를 겪고 말았다. 몇주동안 목을 못 움직였지만 병원을 갈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다.
시험은 결국 못쳤고, 아마도 지금의 목디스크의 기원이 그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역시 고등학교 뜀틀시간. 앞에 선 아이들이 하나 둘 선생님의 지도하에 뜀틀 까짓거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마치 스텝을 밟듯 한명 한명 넘어간다.. 내차례가 다가올수록 내가 넘을 수 있을까 콩닥콩닥 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뜀틀의 도움닫기를 한번 쿵 구른후 손은 뜀틀 위에 놓으며 그 반동으로 사뿐히 넘어가야 하는데
내 손과 내 엉덩이는 뜀틀위에 떨어졌다.. 순간 모든 아이들이 나를 보고 웃었다..
이런 순간들은 참 잊혀지지가 않는다.. 뜀틀 공포증이 생겼다.
이토록 나는 학창시절, 운동을 지지리도 못했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친구들이 그렇게나 부러울 수가 없었다.
타고난 운동신경이 분명히 존재하는 운동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봐도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기는 참으로 성실한 운동이다.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온다.
그러니 나처럼 몸치인 사람도 꾸준히 할 수가 있다
꾸준히 달리다보면 분명 거리도 늘고, 속도도 빠르게 된다.
그런 운동이라서 나는 달리기가 좋다.
노력 한 만큼 성취감을 주는 성실하고 진실한 운동이 달리기다.
당연함이 당연함이 되지 않는 일이 번번히 일어나는 세계에 살고 있으니,
이러한 당연한 진실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니까 되네~ 하고 말이다.
하는만큼 빨라지네~~하고 말이다.
운동신경 부족한 사람들이여,
노력해도 원하는 성과를 못 만들어 속상한 사람들이여,
달리기를 통해 노력한 만큼 얻게 되는 결과에 놀라보자.
성취감에 듬뿍 취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