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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Mar 29. 2021

강남에서 요가를?

이런 강남은 처음이야

내 기억에 강남, 역삼 이 일대는 '회사가 아니라면' 피하고 싶은 곳이었다.


차라리 대학생 때까지가 좋았다. 인턴 시절에 파르나스 몰(삼성역)로  출근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침마다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물론 2호선 중에 사람 없는 곳은 없다지만 특히 사당 -> 강남 방면은 출퇴근 시간대가 거의 지옥이었다. 그때는 물론 재택근무란 옵션에 없었다. 두어 번 열차를 보내고 나서야 끼여서 출근하고, 퇴근 시간에는 거의 달리다시피 지하철로 달려갔다.


물론 세련된 인프라가 주는 감사함도 있었다. 점심시간에 백화점을 둘러볼 수 있었고, 약속 전 선물을 사야 한다거나 핫한 가게가 한국에 들어오면 거의 가장 먼저 먹어볼 수 있기는 했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날들은 퇴근하고 나면 최대한 빨리 이 구역을 벗어나기 바빴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역삼에서 요가를 했다.

발리에서 들었던 원데이 클래스가 떠오르는 수업이었다. -> 궁금하시면 이 아티클을 참고하세요 :)


https://brunch.co.kr/@rachelinseoul/3


https://brunch.co.kr/@rachelinseoul/115


서울에서 원데이 요가 클래스를 수강하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아 하나 다른 점은 발리에서는 숙소에서 털레털레 걸어 요가 클래스에 갔지만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갔다는 점?


아담한 수업 장소에 입장했다. 어쩐지 큰 소리를 내면 안 될 것 같았다.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고 매트에 앉으니 차분해지면서도 좋은 에너지가 솟는 기분이었다. 나는 아침운동을 좋아한다. 특히 밤사이 뻐근한 근육을 아침운동으로 풀고,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아침 요가가 정말 좋다.

돌돌 말린 매트를 풀고 수업에 들어갔다. 요가와 필라테스는 호흡부터 다르다.

지향점도 조금은 다르다. 그렇게 호흡(프라나 야마)으로 요가를 시작했다.


내가 들었던 수업은 빈야사 요가에 가까웠다. '빈야사'는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동작을 의미한다.

요가에서 동작을 아사나라고 부른다. 연속적인 아사나를 세트로 진행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태양 경배' 자세(수리야 나마 스카라)부터 허리를 쭉 펴는 선 전굴 자세 (우따나사나) 업 독 - 다운 독 - 산 자세(타 다사나)까지 이어지는 과정이다.


아무튼 그렇게 오늘 수업에서는 허리를 중점적으로 풀기 시작했다. 아마 모든 직장인들이 느끼는 허리, 목 통증에 딱 맞는 동작들이다. 허리를 비틀고, 손끝 그리고 발끝까지 온 힘을 보내고 그 과정에서 호흡을 멈추지 않았다. 등이 부풀만큼 숨을 크게 들이쉬고, 한 톨 남은 숨이 없을 때까지 내쉬고.

그 과정에서 복잡했던 생각들을 날려버렸다.

이번 주 내내 나를 괴롭게 했던 '잘하고 싶다'는 압박감이나  할머니를 엄마가 혼자 돌봐야 하는데 못 가본다는 미안감 등등 복합적인 감정들을 계속해서 비워냈다. 숨 쉬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그리고 찬찬히 숨을 쉴수록 근육이 풀리는 게 느껴졌다.


마지막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바사나. 일명 송장 자세다.

온몸의 긴장을 풀고 누워 있는. 선생님이 아로마 오일을 들고 다니며 이완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이렇게 코로나로 새롭게 경험하는 서울은 색다르다.

일상을 여행처럼 사는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무니요가

예약 가능 링크:  https://moonyyoga.modoo.at/?NaPm=ct%3Dkmt579fj%7Cci%3Dcheckout%7Ctr%3Dds%7Ctrx%3D%7Chk%3D4bd764ab164916127ab534116a8b2606c966f868

카카오톡: '무니요가' 검색 후 문의 가능

수업 시간: 총 50분 ~ 1시간

(인원: 저를 포함해 총 4인이 함께 들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요가를 하고 나서는 식사를 하러 갔다.

코르바니 라는 식당인데 분위기도 식사도 좋았다. (요가원에서 무려 도보 7분 거리!)


근처에 거주하는 분들이라면 캐주얼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라 식사하기 좋을 것 같다.

와인바로 저녁 메뉴가 더 다양해서 저녁에 다시 오고 싶었다. 시그니처 메뉴인 된장크림 파스타가 맛있었다. 안단테로 면을 익힌 정도도 딱 좋았다.


코르바니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94길 9

전화번호: 0507-1331-9536

영업시간: 11:00 ~ 22:00

메뉴: 된장크림 파스타 21,000 / 리조또 19,000 / 치즈 플레이트 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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