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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Mar 30. 2022

이번 생에 다리찢기

이러다 진짜 찢어질지도 몰라, 하누만 아사나

Hanumanasana 하누만 아사나

(하누만 = 원숭이 모습을 한 반신 / 원숭이) 

하누만아사나 (아직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나는 내가 유연한 편에 속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자만이었다. 


출처: 김용명 SNS

왜 살다 보면 내가 상상한 내 모습과 현실이 다를 때가 있지 않나. 그냥 생각나는 예시로 단발머리가 있다(죄송해요 팬입니다) 아무튼 '이번 생에 다리 찢기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처음에는 공중부양 자세에서 머물렀다. 


Front Split 혹은 하누만 아사나라고 불리는 이 동작은 일명 '다리 찢기'자세다. 고급 아사나에 속하는 편이라 고관절의 유연성이 중요하고, 몸을 충분히 풀어주고 하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이 동작을 얼핏 봤을 때는 '오 바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오 아니었다' 


처음 시도했을 때는 왼쪽 햄스트링이 강하게 당겼다. 애써 호흡을 하며 버티는 동안 밀려드는 통증에 겁을 먹고 몇 번 그만뒀다. 무리하게 수련하다 근육 파열이 왔다는 이야기를 지나가다 들었는데 괜히 그 소리가 맴돌아 두려움에 진~하게 버티지 못했다. 


손끝을 차마 내리지 못하고 어딘가 어설프게 힘을 주고 있는데 선생님이 핸즈온을 해주시러 오셨다. '충분히 할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왼쪽 다리를 조금씩 밀어서 앞으로 보내고 앉아보세요' 하셨다. 


내가 나 자신을 믿을 때 그 힘이 가장 크지만 가끔은 누군가 나를 믿어주는 게 큰 힘이 된다. 

요가 자세 말고도 살면서 엄마의 믿음이, 친구의 믿음이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가 나를 늘 일으켰다. PT를 할 때도 혼자 있을 때는 안될 것 같아 지레 포기하거나 집에 갔는데 선생님이 오셔서 '회원님, 할 수 있다. 몇 개만 더 해보자' 거나 '오늘은 무게를 올려보자'라고 말하면 될 때가 있지 않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누군가 나를 믿어주거나 응원의 말을 해주면 진짜 될 때가 있다. 

그리고 하누만 아사나는 나에게 겸손해지라고 말해주었다. 아직은 수련이 부족했다는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하프 스플릿부터 고관절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동작을 매일 했다. 그리고 하루씩 더 강도를 높여서 골반을 바닥에 내리는 연습을 했다.  


원숭이 자세의 신화와 상징성

라마와 시타는 단 다카 숲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타의 아름다움에 반한 악마 라바나가 시타를 자신의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납치해버린다. 라바나왕은 랑카 섬에 살고 있어서 라마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숲을 헤맨다. 그러다 라마는 원숭이족의 왕 수그리바와 왕의 고문 하누만을 만나게 된다. 참고로 하누만은 바람의 신 바유와 원숭이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이다.  원숭이족과 시타는 동맹을 맺고, 원숭이 족은 시타를 같이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 인도 남쪽에서 넓은 바다를 만나 이를 건널 수가 없어 좌절하고 만다. 사실 하누만에게는 엄청난 멀리뛰기 능력이 있는데 하누만은 자신의 능력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때 곰의 왕 잠바반이 하누만에게 다가가 속삭인다. "하누만, 너는 바람의 아들이다. 할 수 있다" 이 말에 하누만은 기억을 되찾았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 바다 위로 높이 뛰기를 해서 바다를 건넌다. 



원숭이자세 하는 법

1. 무릎을 꿇고 앉은 상태에서 왼 다리를 앞쪽으로 뻗고, 오른쪽 다리는 뒤로 뻗어 낸다. 

2. 골반이 모두 앞을 볼 수 있도록 정렬을 맞춘다.

3. 천천히 골반을 아래로 내린다. 

* 이때 골반을 내리기 어렵다면 양쪽에 블록이나 책을 쌓아서 연습하면 좋다. 


**하프하누만 (하프스플릿) 자세에서 하누만아사나로 연결을 많이 한다. 

**비둘기자세를 통해 골반을 풀어주고 시작하면 더 좋다. 


하누만 자세는 햄스트링, 고관절, 종아리 등 하체 전체를 스트레칭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부종을 완화하는 자세다. 왼쪽과 오른쪽의 느낌을 잘 비교해보면 신기할 것이다. 잘 안되거나 더 아픈 쪽이 있을 텐데 이 부분을 잘 알아차리고 더 풀어주면 좋다. 다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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