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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Jan 10. 2023

나는 매일 판교로 출근한다

우리는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평생 서울에서 살 줄 알았는데 이직 후 회사도 판교로 변하고, 집도 분당으로 변했다.

매일 판교로 출퇴근하며 느끼는 것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처음 판교에 방문했던 건 개발자인 남자친구 덕분이었다. 당시에는 서울에 살고 있어서 딱히 판교에 와야 할 이유가 없었다. (미안) 강남에서 신분당선을 갈아타고 판교역에 내렸는데 너무 깨끗했다. 신도시라 인프라 구축후 주거시설이 입주해서 그런가 서울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백현동 카페거리의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골목이 좋았고, 교외에 나온듯한 느낌이 나는 서판교의 주택가가 흥미로웠다.


고가의 아파트 단지, 주택단지, 백화점,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IT기업들을 보니 잘 지어진 레고마을에 온듯한 느낌이었다. 판교 지역 일대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대기업이 입주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30평대 아파트 기준 20 ~ 30억 가량 가는 비싼 집값으로도 유명하다.  

판교테크노밸리의 경우,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2년 이래 30 ~ 40대 고소득 종사자들이 주택 수요층으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강남과 지하철로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접근성이 좋은 것도 특징이다. 이렇게 판교를 중심으로 분당의 주거지구는 서로 시너지를 내며 도시의 자족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딜 가든 장단점은 있지만 판교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근무환경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해보고자 한다.

판교 근무환경 특징

판교에 소재하는 IT기업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가지고 있다.

물론, 모든 회사가 그렇듯이 부바부, 케바케도 있다.



1.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

출근하고 싶은 시간에 출근할게요

실제로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하는 제도다. 카카오, 네이버, 넥슨, NHN 등 대부분 기업들의 업무시간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직원이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많은 스타트업들도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자율 출퇴근제는 오전 9시 - 오후 6시와 같은 업무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근무 시간을 블록처럼 움직여서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다. 같은 팀이더라도 본인이 집중이 잘되는 시간에 맞춰서 8-5, 9-6, 10-7 등으로 근무시간을 설정할 수 있고 보통 일 단위로 변경이 가능하다.


병원에 갈 일이 있거나,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할 때는 9시 출근 4시 퇴근과 같은 식으로 수정하고 다른 날 추가로 근무를 더해서 한 달에 정해진 근무시간만 채우면 된다.물론, 어느 정도는 팀원들과 미리 이야기를 해야 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 팀 같은 경우에는 정기 회의를 제외하고는 근무 시간을 전혀 터치하지 않는다. 승인 역시 자가 승인이라 팀장님의 승인은 필요가 없다.


2. 재택근무

출근까지 5분이면 충분해

어디에서 어떻게 일하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일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사실 코로나 시절에는 풀로 재택근무를 했는데 이제는 위드코비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서서히 재택근무를 종료하는 분위기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Type O (Ofiice-based Work)와 Type R (Remote-based Work) 중 근무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Type O의 경우,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는 22년 연말에 주 3회 이상 사무실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주변의 지인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재택근무를 할 때는 진짜 출근이 5분 컷이어서 좋았지만, 다 같이 결정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한없이 길어지기도 해서 분명히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3. OFF DAY

업무 시간을 다 채웠으니 하루 쉬어볼까

자율출퇴근제에 기반해서 근무시간을 지정하다 보니, 해당 월의 근무시간을 다 채우게 되면 OFFDAY라는 제도를 활용해서 휴가를 쓰지 않고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혹은 미리 당겨서 일을 하고, 금요일에는 쉰다거나 하는 식으로 조정할 수 있다. 왜 일하다 보면 집중이 잘되는 날도 있고, 유독 집중이 안 되는 날이 있지 않나? 그럴 때도 사용하기 좋은 제도다. 물론 한 달 근무시간을 다 채우고 추가로 근무하는 경우에는 추가 근무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의 경우, 이주에 한 번씩 놀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3년부터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만 쉬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4. 식비

구내식당은 당연히 무료

판교의 물가는 비싸다. 왜 프랜차이즈도 판교에만 오면 하향평준화가 될까?!

다행히 회사에 구내식당이 잘 갖춰져 있어서 아침, 점심, 저녁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물론 카페도 들어와 있는데 외부 카페의 커피가 훨씬 맛있는 느낌이다. (보통 사내 카페의 커피가격은 700원 ~ 1000원 사이다)


구내식당이 있더라도 외식을 하고 싶은 날이 날에는 팀원들과 외부에서 먹는 날도 많은데 강남 물가와 거의 비슷하다. 차이점은 강남보다 선택지도 더 적고 맛은 더 없어진 느낌이다.


5. 자유로운 복장과 분위기

이건 사실 부서마다 다르긴 한데 증권가가 많은 여의도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복장이 프리하다. IT기업은 분위기도 훨씬 개방적이고 옷도 자유롭게 입는 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개인적인 약속이 있는 날 훨씬 신경 써서 입는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개인이나 조직별 다양성을 고려해 업무 몰입에 초점을 두고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고려하는 편이다. 적어도 회사가 근무형태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지는 않다. 물론 인사팀이 근무형태를 정하지만 직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 남의 돈 받는 일에 100% 만족이란 있을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이 정도 근무형태면 만족하는 편이다.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일을 정말로 해내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다음 편은 직장인의 최대고민인 점심메뉴에 대해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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