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두두 Oct 24. 2021

호기심 :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내가 만약 공장장이라면

유태인 부모가 아이에게 요구하는 것은 암기나 필기가 아니라 '이해하는 능력'이다.
<유태인의 천재교육> p.26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로 키우는 유태인의 천재교육>이라는 책에 보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존경받는 랍비의 조건일 정도로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인상 깊은 사례를 들었는데, 저자가 한국인 어머니에게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뭐라고 말해주었나요?" 하고 물었더니,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했어요."라는 답변을 들었답니다. 그때 저자는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유태인 어머니들은 학교에 보내는 아이에게 "수업시간에는 질문을 해라"라고 이른다고 합니다.




오늘의 생각 도구 : 사물 관찰 후 '왜?' 의문 갖기


"왜? 병 걸렸다~" 하는 말 들어보셨거나 또는 내 입으로 해 본 적 있으시죠? 모든 아이들은 굉장히 많은 것들에 호기심을 갖고 "왜?" "왜 그런 거야?" "왜 그렇게 해야 하는 거야?" 왜? 왜? 왜? 가 많은 부모들을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그 왜? 가 아이의 호기심의 표현이고 생각의 시작이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초등학교만 입학해도 그 "왜? 병"이 없어지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질문이 없는 아이는 생각하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본 활동은 생각을 끌어내기 위해 일상생활의 익숙한 하나의 사물을 관찰하며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는 것입니다.





나는 공장장 :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일러두기

목적 : 주변의 익숙한 사물을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며 의문을 갖는 연습을 한다
준비물 : 관찰 가능한 사물, 전지, 마커펜
활동시간 : 30~50분


진행방법

1. 주변에 가까이 있는 물건을 하나 선택해 가져오도록 한다
2. 사물을 자세히 살펴보고 관찰한 것을 전지에 적는다
3. 관찰한 내용을 스스로 공장장이 되어 왜 그렇게 만들었을지 추측하여 얘기하도록 한다
4.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물건으로 만들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한다


1. 주변에 가까이 있는 물건을 하나 선택해 가져오도록 한다


왜? 의문 갖기를 위해서 그 대상이 되는 물건이 하나 필요합니다! 그래서 본 활동이 시작되기 전에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으로 할 겸 아이에게 주변에 있는 물건 중 눈에 띄는 것을 하나 찾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때까지는 무슨 수업을 할지 알려주지 마세요. 아이들이 "오늘은 무슨 수업 할 거예요?", "이걸로 뭐 할 거예요?" 물어보더라고 비~ 밀! 나름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신비주의 작전입니다.



2. 사물을 자세히 살펴보고 관찰한 것을 전지에 적는다


"오늘은 이 물건을 요목조목 관찰해 볼 거야. 아주 자세히 볼까? 뭐가 보여?"라고 질문해 주세요. 보이는 모든 것(현상)을 하나씩 얘기해 달라고 합니다. 만약 아이가 선택한 물건이 초등학생이 있는 집에 하나씩 있을만한 캐릭터 그려진 연필깎이라고 가정해 볼까요.


"양쪽 창문 그림이 달라~"부터 시작해서 손잡이에는 줄무늬가 있고, 심지어 그 줄무늬 간격이 일정하다는 것도 볼 수 있고요. 라이트 모양이 위에 있는 것, 차 앞 보닛이 오목한 것도 봅니다. 자동차니까 당연히 바퀴가 두 쌍(네 개)인 것도 볼 수 있어요. 그저 관찰만 해서 쭉 적어 봅니다. 이 활동에서도 전지에 적는 건 어른이 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마음껏 관찰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활동 Tip
관찰할 때는 본 것만 보고 말하고 쓰고, 그것을 다 한 후에 의문 갖기를 하는 거죠. 동시에 하면 답이 있는 것을 보려고 하거든요.



3. 관찰한 내용을 스스로 공장장이 되어 왜 그렇게 만들었을지 추측하여 얘기하도록 한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왜 양쪽 창문 그림이 다를까?"라고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줍니다. 아이들이 보고 말하고 쓴 것에 그 이유를 유추해 보도록 하는 것이죠. 본 활동은 아이들이 질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대해 느껴보는 시간이 되는 것이 목적이에요. 아주 흔한 사물도 자세히 관찰하고 다양한 관점을 유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는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죠.


왜 양쪽 창문 그림이 다를까?라는 질문에,  "여러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하기도 하고,  "양쪽 자리에 똑같은 캐릭터가 있을 수 없다. 두 자리에 같은 캐릭터를 보여주면 그것은 복제 인간이거나 복제 캐릭터라는 말인데 그럴 수는 없다."라고 답변을 할 수도 있어요. 아이들의 이유가 꽤 그럴듯하죠?




4.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물건으로 만들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한다



이제, 본 것과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유추하고 난 후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내가 만든다면?' 대체하고 싶은 부분을 찾아 아이디어를 내는 시간을 가지는 거죠. "만약 너희가 이 제품을 만드는 공장장이라면 어떤 부분을 다르게 만들고 싶어?"라는 질문을 던져 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연필 깎은 찌꺼기 담는 통의 손잡이가 울타리 모양일 필요는 없다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차피 핑크색이고 여자 아이들에게 팔 거면 하트나 별 모양 같이 더 예쁜 모양으로 손잡이를 하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더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자동차 앞 보닛이 약간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데, 그냥 평평한 반듯한 모양이면 때탄 것도 쉽게 닦을 수 있고 더 열기 편할 것 같다고 하고요. 동물 캐릭터 대신에 예쁜 여자 사람이나 햄스터 등 귀여운 동물 그림이 더 나을 것 같다고 할 수도 있고요.





흔히 볼 수 있는 것에도
'왜'라는 의문을 갖는 것이 중요해!


연필 깎을 때마다 사용하던 연필깎이인데도 이렇게 보닛이 오목하다는 것, 손잡이에 줄무늬가 있다는 것, 앞에 울타리 모양의 손잡이가 있다는 것은 자세히 관찰해야 알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해 주세요. 그리고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니까 다양한 관점에서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또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얘기해 줍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관찰하고 의문을 가지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얘기해 주는 것이 본 활동의 취지입니다.


 최근의 공교육 과정에 대해 굉장히 신뢰하는 편입니다. 교과서를 보면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개념을 설명하고, 게이미피케이션과 발표 등 재미있는 체험형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거든요. 기획 의도대로 교실 현장에서 이루어진다면 다양한 사고와 경험을 할 수 있겠다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교과서 기획 의도대로 100% 진행할 수 없어요. 내 아이 창의적인 아이 키우겠다고 교육 여건이 안 되는데 "학교 가서 질문 많이 해라~" 할 수도 없어요.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고자 하신다면, 혹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길 원하신다면, 그런데 학교에서는 질문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학교에서는 마음껏 할 수 없는 질문의 기회를 가정에서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