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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두두 Feb 13. 2022

엄마정서 회복을 위한 놀이 3가지

긍정적인 엄마 정서 만들기

제 아이들과 생각 수업을 하는 것들을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겼더니 긍정적인 호응을 해 주시는 분들이 생겼어요. 어떤 한 분은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치과의사를 되었지만 어느 날 그때까지의 삶 속에서 자신은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고 살았더라는 자각을 했답니다. 회의를 느낀 그분은 사회적 신분을 버렸고 자신의 아이는 꼭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한 생각 수업을 꼭 다 따라 해 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아이한테 '엄마랑 생각 수업이라는 걸 한 번 해 볼래?'라고 물었더니 싫다고 했다고 아쉽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한 것은 '이렇게 설득해봐라~'가 아니라 '먼저 아이랑 밖에서 놀아 보세요~'였습니다. 아이가 엄마랑 무엇이든 같이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정서가 생기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엄마표 하다가 실패를 했든 아니면 일하느라 아이와 친해지지 못했든, 어쨌든 엄마 정서를 긍정적으로 형성 또는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엄마와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즐겁고 기대되도록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와 친해지고 싶은 엄마를 위해, 앞으로 무언가를 함께 하고 싶은 엄마를 위해 쉽고 재미있는 놀이터 놀이 3가지를 공유합니다. 간단하지만 아이들의 생각의 문을 똑똑 두드리는 놀이기도 합니다.

 


놀이터

컬러찾기



첫 번째는 놀이터 컬러 찾기 게임입니다. 놀이터에서 초등학교 5학년 언니들이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따라 하다가 점차 진화를 시킨 놀이죠. 먼저 가장 기본적인 컬러 찾기는 술래가 어떤 색깔을 얘기하고 숫자를 10까지 소리 내 세는 동안 아이들은 놀이터의 기구들 중 그 색깔을 찾아 손이든 발이든 접촉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10까지 다 센 술래는 아직 색깔을 못 찾은 아이를 찾아 터치하거나 잘못 찾은 아이를 터치해서 술래를 바꾸게 되죠. 아주 간단한데 매우 속도감 있게 진행돼서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빨강, 파랑, 노랑 등 가장 기본적인 색깔만 얘기하다가 점차 남색, 회색, 연두색 등의 색을 얘기하게 됩니다. 다양한 색깔 공부가 되는 거죠.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영어로 색깔을 얘기하기로 해도 좋습니다. 즐거운 영어놀이죠.


진화된 버전으로는 색깔을 연상할 수 있는 대상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과"라고 술래가 얘기하는 겁니다. 그럼 무슨 색을 찾아갈까요? 아마 빨간색을 찾아 재빨리 손이나 발을 대고 있겠죠. 그런데 초록색에 손을 대고 있는 아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유를 물어보죠. 아이가 풋사과는 초록이라고 얘기하면 술래가 인정해 주는 겁니다.


이 진화된 버전의 효과 첫 번째는 연상력, 두 번째는 수용력을 높일 수 있다는 거예요. 대화를 통해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을 놀이하면서 경험하는 거죠. 물론 수용이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설득이 안 될 때도 있다는 것,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겠죠.



발레리나꽃이

피었습니다




두 번째, '발레리나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도 간단하지만 흥미로운 게임입니다. 우리가 모두 다 알고 있는 그 유명한 게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가 알게 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약간 변형한 것입니다.


저희 둘째 딸이 6살 때 아이디어를 내어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 놀이인데요. 무궁화 꽃 대신 "발레리나 꽃이 피었습니다", "태권도 꽃이 피었습니다", "고양이 꽃이 피었습니다" 등 술래가 말하는 대상을 동작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술래가 돌아봤을 때 제시어를 동작으로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거나 동작하다가 움직여서 발각되었거나 하면 술래의 새끼손가락을 걸게 되는 것이죠.


조심하세요. 재미 자극을 추구하는 아이의 경우 '스테고사우루스 꽃이 피었습니다"처럼 곤란하게 하는 제시어를 말할 수도 있으니까요. 진행할수록 어찌나 기발한 것들을 제시하는지 또 그것을 어찌나 잘 표현해 내는지 아이들의 표현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스퀘어

게임


세 번째, 스퀘어 게임도 역시 재미있습니다. 공터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바닥에 한 사람이 들어갈 만한 사각형을 그려 줍니다. 사회적 거리를 고려하여 양팔을 벌린 거리만큼 사각형을 그리면 좋겠네요. 바닥에 표시할 수만 있으면 됩니다. 사각형 안에 술래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마음에 드는 변에 서게 됩니다. 술래의 앞, 뒤, 오른쪽 옆, 왼쪽 옆이 되겠죠.


이제부터 술래가 사각형 안에서 방향을 바꿔 움직입니다.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움직일 수도 있고 한 바퀴 휙 돌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술래의 앞에 서 있던 아이는 술래가 움직이는대로 따라가 다시 술래의 앞에 서 있어야 합니다. 앞과 뒤는 비교적 쉬운데 오른쪽 옆이나 왼쪽 옆자리를 따라가야 하는 아이는 진땀 흘리기도 합니다.


조금 더 놀이를 진화시킨다면 술래의 행동도 따라 하게 해 보세요. 방향을 바꿔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술래가 멈췄을 때 취한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해야 하는 거죠. 아주 다이내믹하고 기가 막 합니다.


적당히 술래를 바꿔가며 진행하게 되는데요. 이때도 조심하세요. 창의적인 우리 아이가 술래를 하면 갑자기 사각형 안에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하거나 마치 자신이 토네이도가 된 것처럼 10바퀴를 돌 지도 모릅니다. 괴상한 몸짓을 따라 하게 될 수도 있고요. 여러 명이 한다면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면서도 나름 스피드 있게 진행하면 어쩜 이렇게 집중력이 좋은지 칭찬 안 할 수가 없어요.




생각하며  것을

칭찬하자


제가 아이와 이렇게 놀고 있으면 다른 엄마들이 신기하다는 듯 물어봐요. 어떻게 그렇게 애들이랑 잘 놀아주냐고요. 놀아주는 게 아니라 그냥 같이 놀면 돼요. 컬러 찾기 게임하면서 '엄마 옷에 있는 이 색깔' 제시해서 애들이 엄마 옷에 달라붙어 포옹하게 만들어도 돼요. '엄마 꽃이 피었습니다' 제시해서 예쁜 엄마를 표현하면 살려주고 화내는 엄마 표현하면 틀렸다고 새끼손가락 걸으라고 하면 돼요. 무조건 져주는 거 말고 적당히 우기기도 하고 도발도 하고 그냥 놀면 돼요.


그리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칭찬해 주면 됩니다. '오늘 네가 낸 그 제시어는 정말 기발했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아까 스퀘어 할 때 네가 한 그 스파이더맨 동작은 진짜 최고였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아이들은 대체로 어른들보다 기발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무궁무진하게 생각이 뻗어 나가죠. 그렇게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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