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떡볶이 친구

(feat. 물 한 바가지)

by 레이지살롱

아직 김치도 매워서 못 먹는 아이지만, 요즘 떡볶이 도전을 하고 있다. 아이가 커가면서 나에게 꿈이 있었으니 아이와 함께 떡볶이를 먹는 꿈이었다. 밥하기 싫은 날 또는 분식집에 갔을 때 같이 떡볶이를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곤 했다. 혼자 떡볶이를 시켜 먹긴 양이 많아서 혼자 먹기엔 무리가 있고 아이가 떡볶이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왠지 어느 정도 컸다는 상징성이 있기에 오매불망 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 날을 기다려 왔다.


지난주 학교 앞 분식집에 붕어빵 사 먹으러 갔다가 컵떡볶이가 있길래 도전해 보았는데- 떡 하나당 물 100ml 정도씩 먹으며 한 컵을 거의 다 먹었다. 사실 내 입맛엔 싱겁고 허여 멀 건한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맛이었는데, 초등학교 1학년 아이 입맛에는 매웠지만 너무 맛있다고 했다. 사실 엄마의 비위엔 지저분하고 맛없는 분식집이라 다시 가고 싶지 않지만 내 떡볶이 친구의 입문을 도와줄 수 있다면 몇 번 더 갈 용기를 내 보겠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내가 좋아하는 떡볶이집의 떡볶이도 함께 맛있게 먹고 김치찌개까지 먹을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욕심을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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