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하는 베이킹

그리 아름답지 않다.

by 레이지살롱

광고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 아이와 엄마의 베이킹 시간은 즐겁고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와 주방에서 무언가 함께 한다는 건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며칠 전 아이가 갑자기 머핀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예전에 원데이로 파운드 케익 만들기를 배운 뒤에 가끔 파운드 케익을 만들어 보았으니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면 되겠다 싶어서 쉽게 생각했기에 주말에 해준다고 약속했다. 그나마 머핀 믹스를 구매하고 머핀 틀을 사고 초코칩 정도는 들어가 줘야 할 것 같아서 초코칩도 같이 구매했다.


대망의 토요일, 머핀믹스로 머핀 만들기를 검색해보았는데 믹스 외에도 계란, 우유, 버터 또는 식용유가 필요했다. 핸드 믹스가 있으니 버터 정도는 충분히 크림화 할 수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넓은 볼에 돌리는 순간 버터가 사방에 튀었다. 아이는 이미 계란, 버터를 냉장고에서 꺼내 실온상태를 기다리는데도 진이 빠졌는데 (사실은 내가 이미 진이 빠졌다. "엄마. 언제 해요? 아직이에요? 언제 돼요.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 돼요? 아직 멀었어요?"의 질문을 재료가 실온화 되기 기다리는 30분 동안 수십 번 들었기에) 버터 난장판이 된 후 질문과 간섭이 더 많아졌다. 내 속에 올라오는 열을 꾹 꾹 누르며 잠시만을 또 여러 번 이야기하며 겨우 평온을 되찾아서 완성했다. 쿠키 만들기였다면 반죽을 하고 대략 섞을 때 조금 섞어 보게 해 주고 쿠키 모양 만들면서 함께 하는 기분을 내는데 머핀은 재료 섞는 과정에서 함께 하려니 계란 껍데기가 깨져서 들어가고, 머핀믹스는 채치면서 옆으로 다 흘리고 또 왜 이리 안 섞이는지.. 우여곡절 끝에 겨우 겨우 완성을 하고 맛은 나쁘지 않았다.


며칠 후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 친구 엄마에게 머핀 만드는 험난한 과정을 이야기했더니 '요리를 잘 못하나 봐요'라고 했다. 다 그런게 아닌가? 나만 그런 건가? 정말 드라마처럼 잘 만드는 엄마들이 많았던 것인가 갑자기 아이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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