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을 배우는 최고의 방법?

by 블록군

Q. 브랜딩을 배우는 최고의 방법?

브랜딩을 배우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일까요?

성장하는 브랜드에서 브랜딩을 하면 되지 않을까.

잘 알려진 브랜딩 책을 많이 읽고 습득하면 되지 않을까.

정답이 있긴 할까.


브랜딩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이런 고민을 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도 찾아보고 강의도 들으면서 적용해보려고 노력하시죠. 그런데 현실과 다른 부분이 많을때는 혼란에 빠지곤 합니다. 또한 디자이너 입장의 브랜딩과 마케터 입장의 브랜딩의 간극도 큽니다. 브랜드의 브랜딩은 하나인데 바라보는 입장에 따른 브랜딩은 수십개가 됩니다.


이러면 더 혼란에 빠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지난 10여년을 광고/마케팅 영역에서 보내면서 항상 어떻게 하면 마케팅을 브랜딩을 잘 할 수 있을까? 나름 자신있는 마케터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제가 제 작년말에 7년여동안을 다녔던 VCNC (커플앱 비트윈, 타다 개발사)를 그만두면서 1년동안은 내 7년의 경험을 정리하려고 했던 것은 그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기 위해서 였습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스타트업 VCNC에서 커플앱 비트윈의 브랜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비트윈이 다운로드가 100만이 안되던 시점부터 퇴사를 할 시점에는 3000만 가까이 됐습니다. 그 사이에 수많은 브랜드 마케팅 캠페인을 했습니다. 만족할 만한 캠페인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아쉬움을 남겼죠. 그리고 스타트업이란 특성상 마케팅 뿐만 아니라, 광고 상품 기획, 광고 영업, 홍보, 대 정부 사업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함께 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저에게 브랜드 마케팅이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와 모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더불어 항상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게도 해줬습니다. 그런 부족함에 대한 스스로의 문제가 터진 것이 2019년 이었습니다. 2019년 한해는 저에게는 최악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떠나야 할때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의 부족함이 밑천을 들어냈거든요.


그래서 2020년 한해는 일을 하지 않고, 제가 했던 7년간의 경험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마케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경험했던 브랜드 마케팅 사례를 세세하게 돌아보고 정리하면서 저만의 배움을 축적하고 싶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 제 스스로가 마케팅이란, 브랜딩이란 이런거다라는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름 10년을 브랜드 마케팅을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무엇이 브랜딩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철학조차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돌아보면 그때 그때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이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비트윈에서 했던 캠페인을 정리하면서 아이러니 하게 제가 깨달은 결론은 비트윈은 내 브랜드가 아니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당연한겁니다. 비트윈은 VCNC란 회사의 브랜드이자 함께 만든 동료들의 브랜드 입니다. 그런데 저는 저만의 짝사랑처럼 제 7년을 쏟아부은 비트윈을 제 브랜드라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착각때문에 1년동안 원고를 쓰고도 마무리할 수 없었습니다.


아, 이건 내 브랜드가 아니구나.

당연한 깨달음을 얻자, 왠지 허무해졌습니다.


난 7년이란 시간동안 무엇을 한것일까.

내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난 무엇을 한걸까?

.


게다가 1년을 준비한 프로젝트가 무너지자, 멘탈도 붕괴됐습니다. 희망봉을 앞에 두고 폭풍에 난파된 기분이었습니다. 무기력의 끝을 봤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부모님이 계신 시골집으로 내려갔습니다. 몇일 동안 바닷바람을 쐬면서 생각을 정리할 계획이었습니다.


무엇보다 2020년 가장 큰 목표는 비트윈의 경험을 담아 출간을 하는것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가 막판에 거품처럼 사라지자, 방향을 잡을 수 없었던 겁니다.


백수 생활도 1년이지, 내년까지 할 수는 없잖아.

돈도 다 떨어졌는데, 그럼 다시 회사를 들어가야 할까.

그냥 쉽고 편한길로 가, 왜 그러는거야 도대체.

불안과 자괴가 심장을 갉아 먹었습니다.


퇴사하고 2020년 초에 그렸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처참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매일을 바다에 나갔습니다. 해변에 앉아서 밀려오는 파도를, 바다를 보다보면 신기하게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해송 숲은 더욱 좋습니다. 소나무를 좋아합니다. 특히 해변가에 울창하게 자리잡은 해송은 더욱 편안 합니다. 수없이 거센 바닷바람을 몸소 이겨낸 해송을 보면 제 자신의 문제는 아무것도 아닌 듯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사실 비트윈 마케팅을 정리해서 출간까지 한다는 계획은 다른 무엇보다 제 자신을 위해서 였습니다. 겉으로는 그것이 비트윈을 알리는데도 도움이 되고, 함께 한 동료들께 헌정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지만, 그것보다도 비트윈이라는 나름 알려진 브랜드를 활용해서 저를 돋보이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비트윈을 이용해서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 제 자신을 포장하고 싶었던 거죠.


퇴사를 하면서 제가 정말로 꿈꾼 미래는 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내 브랜드를 만들 자신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비트윈을 그 돌다리로 활용하고자 했던 것이죠. 물론 8개월 가까운 시간을 원고를 작성하고 정리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백수의 하루는 일반인의 몇 일과 같습니다. 스스로를 자발적 백수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속에는 백수라는 단어에 대한 저의 불안이 담겨 있습니다. 괜찮아, 이건 내 스스로 선택한 거야. 라고 스스로를 독려하는 거죠. 심지어 저는 백수인 내 하루는 얼마의 가치가 있는지를 계산 하면서 제 자신을 독려 했습니다. 대단한 글도 아닌데 그만큼 쓰는게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분명히 나에게 도움이 된다. 이런 생각에 다다르자, 깨달았습니다.


결국 저는 그냥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말로는 내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것을 하기에는 두려웠던 거죠. 무엇보다 있어보이고 근사해야 브랜드라는 착각이 깊게 배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있어 보이는, 7년이란 시간동안 거의 모든 것을 해 봤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말할 것도 많다고 생각한 브랜드인 ‘비트윈’을 활용해서 다음단계로 나아가자 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제 착각은 이 비트윈은 제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제 마음대로 쓰면 안되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제 마음대로 쓰려고 했습니다. 저는 이미 비트윈을 퇴사한 전 마케터 일뿐이었습니다. 그것을 모르고 제 마음대로, 제 욕심대로 쓰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쓰면서는 몰랐습니다. 원고를 끝내고 출판과 영상 강의 계획을 세울때 문제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고민하다가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멈추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출판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 뼈아팠습니다. 하지만 회사와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면서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제 자신에게 꺼리낌이 있다면 안하는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원고를 파기하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었습니다. 그러면 정말 제 2020년은 사라지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문제가 될 내용은 삭제/수정해서 최종적으로 인프런에 전자책 형식으로 올리며 끝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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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험을 하면서 딱 한가지 제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것은 원고를 마무리 한 것 입니다. 백수니까 3개월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8개월이 걸렸습니다. 이것 하나만은 만족 합니다.


그런데 전 여전히 두려웠습니다.

무엇보다 2020년이 끝나고 있었습니다. 퇴사하면서 주변에는 자신있게 이제 내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시작도 못하고 끝나게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무엇을 해야할지를 모르는 상황이 두려웠습니다.


어둠 속에서 제 자신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니 진짜 꿈이 뭐야? 돈 많이 버는거야? 유명해지는거야?”

“……”


진짜 내 꿈이 뭘까? 오랜만에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제 꿈은, 제가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 상상이 크기나 방법은 상관 없습니다.

그리고 그 현실은 언제나 ‘브랜드’ 입니다.


“그럼 하면 되잖아?”

“어떻게 해? 제가 생각하는 브랜드를 만들려면, 개발자도 있어야 하고, 디자이너도 있어야 하고, 돈도 있어야 하고…”


“그럼 동료를 구해”

“아직은 제 자신에 대한 확신도 없는데 어떻게 동료를 구해?”

“못 할 방법만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겠어. 그럼 차라리 너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

….


나 혼자 할 수 있는 방법?

돌아가서 2020년을 오직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면서 최소한 2개의 프로젝트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첫번째는 위에서 말한대로 비트윈 브랜드 마케팅(마케팅 사례를 중심으로 홍보,광고기획,영업등에 대한 이야기) 경험을 정리해서 출간 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목표의 목적은 출간을 통해서 일단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 것 이었습니다. 솔직히 당시 저의 자신감은 바닥을 기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두번째는 본격적인 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번째로 BLOCK을 떠올렸습니다. BLOCK은 제가 관심있는 집중 성과 향상을 도와주는 생산성 앱이었습니다. BLOCK 아이디어는 4-5년전부터 갖고 있었습니다. 별 것은 아닙니다. 뽀모도로 기법 (25분 집중+5분 휴식 방법)을 바탕으로 집중력을 높여주는 아이디어 였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실행은 하지 못했습니다. 개발자가 일단 필요했고, 회사를 다니면서 할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회사를 나와도 바로 자신있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첫번째 프로젝트를 마치고 개발자를 구해서 함께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브랜드를 정말 좋아합니다.

아니 사랑합니다. 매거진 B는 어딜가든 갖고 다닙니다. 지금도 제 옆에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제 마우스 아래에 있습니다. 마우스 패드로 사용하면서 필요할때마다 펼쳐 봅니다. 제 작은 꿈은 이 매거진 B에 실릴 정도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항상 내가 그런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난 사업가 기질도 아닌데.

팀을 꾸리고 리드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회의를 갖습니다.


꼭 그걸 혼자 해야하나,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가서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당연히 이런 생각도 합니다.

비트윈도 그래서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저라는 사람을 제 스스로 판단했을때 일단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부딪히면서 밑바닥 부터 해보는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자신감이 넘칠땐,

설령 그렇게 경험해서 망하더라도 나에게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 합니다. 설령 실패해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것이라고 확신 합니다.


하지만 자신감이 나락으로 떨어질땐,

왜 나는 이렇게 힘든길을 매번 가려고 하는걸까. 지금이라도 좋은 제안을 주는 회사로 들어가서 그곳에서 좋은 브랜드를 함께 만드는것도 의미가 있잖아. 이렇게 만든다고 매거진 B에 실릴 브랜드를 ‘나 혼자서 (물론 언젠가는 같이 하겠지만) 만들 수 있겠어' 라며 비관하곤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결론은 같습니다.

난 일단 내 브랜드를 나 혼자서 처음부터 만들어 봐야 한다.


그 경험을 하면서 내 스스로 치열하게 밑바닥부터 배우는 브랜딩, 마케팅, 비즈니스의 경험과 배움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것일 것이다. 무엇보다 그 경험은 온전히 내것이다. 온전한 내 경험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9월의 밤 바다에서 해답을 얻었습니다.

딱 1년전입니다. 그리고 BLOCK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BLOCK이란 브랜드를 만들면서 저에게 한 약속이 있습니다.


1. 천명의 블로커(BLOCK 찐팬)를 만들자. 그리고 이건 지금 200분 정도의 BLOCKER님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한분 한분 일억금이 부럽지 않은 힘 입니다.

2. 만약 1년동안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BLOCK을 만든다면 그땐 밑바닥 부터 경험한 내용을 제대로 정리하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정말 의미있는 브랜딩 교과서를 만드는 거다.

그리고 또 그것을 BLOCK의 브랜딩에 다시 활용하자.

그렇게 나만의 브랜딩 프로세스를 구축하자.


어느새 1년이 지났습니다. 물론 아직 브랜드라고 하기에는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그 1년동안 책에서는 배우지 못할 수많은 내용을 피부로 경험했습니다. 물론 지금 이순간에도 BLOCK을 계속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현재 진행형인 저의 ‘나혼자 브랜딩 한다' 들어보실래요?


아, 이번 챕터의 정답을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Q. 브랜딩을 공부하는 최고의 방법은?

A.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 입니다.

물론 저만의 개인적인 정답입니다.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을 밑바닥부터 하나씩 들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