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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록군 Jun 27. 2024

오늘 하루 성과,
무엇으로 판단하세요?


정말 열심히(만) 살았던 나. 

신입사원 시절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았던것 같아요. 믿기지 않겠지만 6시에 출근을 했어요. 정식 출근 시간이 10신데 말이예요. 6시에 출근해서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2층에 있는 회사 휴게실 겸 도서실에서 신문을 읽고, 책을 읽었습니다.  사내 도서실에서는 책을 가장 많이 빌린 사원으로 뽑히기도 했어요. 


또한 SERI(삼성경제연구소)에서 하는 온라인 강의를 들었는데요. 그해 사내에서 가장 열심히 들었다고 상품을 받기도 했습니다. 거의 두 달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나의 장점은 성실함이다라는 생각으로요 .


초반에는 어렵지만 그래도 두 달 정도면이 패턴에 익숙해질 만할텐데. 하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우선 9시 정도부터 머리가 뿌옇게 연기가 차오르는 기분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6시에 출근하기 위해서 5시에는 일어났습니다. 문제는 새벽 1시나 되서야 잠에 들었던 거예요. 4시간정도 자고 일어난거니, 머리가 맑을리가 없죠.


남들보다 앞서야 한다는 착각

그런데 당시에 저는 '4시간 수면법' '아침형 인간' 같은 책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7-8시간은 무조건 자야 한다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잠은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습니다. 


그래야 남들보다 앞서고,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여기에서 핵심은 '남들보다 앞서고' 에 있어요. 전 항상 제 자신의 내면을 보는게 아니라, 남들과 비교하고,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잠의 위기는 내 의지력으로 이길 수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카페인을 힘을 빌렸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점심에는 체력을 키운다고 근육운동까지 했습니다. 당연히 오후부터는 에너지가 땅을 치기 시작했어요. 정신이 온전할 리 없겠죠. 


그 상태에서 야근까지 했습니다. 항상 11층에 있는 회사 카페에 올라가서 이태원의 야경을 내려다보는것은 제가 즐기던 일이예요. 왠지 그 밤에 혼자서 그 넓은 공간에 앉아 있으면 무언가 내가 큰 사람이 된 기분이라는 착각에 빠졌거든요. 


물론 이런 루틴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저는 그냥 하루의 성과를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로만 평가하고 있었던 거예요. 절대적인 일과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그러려면 잠자는 시간, 쉬는 시간은 최소화 해야 했죠. 


무엇보다 핵심 목표가 없었어요. 당시에는 제가 그리던 '성공'이 뭔지도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단편적으로 임원까지 해야지. 덴츠(일본 광고회사)로 이직해서 글로벌로 진출해야지. 와 같은 막연한 생각만 있었어요. 


그리고 '단순히 남들보다 열심히 살면 이뤄질거야'라고 착각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다릅니다. 물론 이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제가 회사라는 울타리를 떠나서 밑바닥부터 살아남기를 도전하면서 깨달은 바가 큽니다. 계속 회사에서 주어진대로 살았더라면 전 여전히 나 자신이 아니라 남들과 경쟁하고, 연봉과 자리만 바라보며 그걸 성공의 지렛대로 삼았을거예요.


그 시작은 잠과 시간에 대한 프레임을 바꾼 후 였어요. 시간은 절대적이지만 상대적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24시간이 동일하지만 같지 않습니다. 그 개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그래서 극단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20시간은 집중을 위한 4시간을 위해서 존재한다. 

즉, 내 하루는 4시간이다. 


이렇게 프레임을 바꾸면 하루의 성과를 바라보는 프레임도 바뀌게 됩니다.  제 기준으로 보면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에서 ‘얼마나 제대로 집중했는가?'로 말이죠. 


여러분은 어떠세요? 혹시 예전의 저처럼 그냥 '열심히만' 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한번 가만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내 진짜 꿈은 무엇이지?
나는 오늘 하루를 '무엇으로' 평가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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