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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중요한게 뭘까?

시간을 관리하지 마세요. 집중을 관리하세요.

by 블록군

시간을 관리하지 말고, 집중을 관리해요.

우리는 모두 하루 24시간이라는 동일한 시간을 갖습니다. 하지만 그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삶의 질은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시도해 왔습니다.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추기도 했고, 유명한 시간 관리 서적을 따라가며 매일의 할 일을 세세하게 나누어 적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작심삼일로 끝났습니다.


왜일까요?

시간을 잘게 쪼개고, 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칸칸이 채워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늘 지쳐 있었습니다. 계획표는 깨끗하게 채워져 있었지만, 하루가 끝난 후 남는 것은 “오늘 내가 진짜 집중한 게 무엇일까?”라는 허무한 질문뿐이었습니다.


집중을 관리한다는 것

그때 저는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진짜 중요한게 뭘까? 시간 관리 일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흘러갑니다. 시간을 관리한다고 해도 결국은 ‘시계를 바라보는 행위’에 그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집중을 관리하는 순간, 같은 한 시간이 전혀 다른 가치를 갖게 됩니다. 10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보다, 단 2시간을 온전히 집중해서 보내는 것이 훨씬 더 큰 성과를 남긴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블록(Block)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25분 집중 + 5분 휴식이라는 가장 단순한 단위를 시작으로, 집중 블록을 하나씩 쌓아 올리며 하루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흐르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시간은 여전히 같은 속도로 흘러가지만, 저는 그 속에서 ‘내가 주도하는 순간’을 발견했습니다.


블록 플래너의 탄생

블록 플래너는 그런 고민과 시행착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색의 펜을 들고 다니는 것도, 화려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도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단순함을 택했습니다. 검은 펜 하나로, 집중한 블록에 빗금을 긋는 방식. 그것이 블록킹(Blocking)이었습니다.


이 단순한 방식이 저를 살렸습니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직관적이었고, 무엇보다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한 블록을 채웠다는 사실이 제 눈에, 그리고 뇌에 성취로 각인되었습니다. ‘나는 오늘 집중했다’는 명확한 신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집중 블록이 쌓여 갈수록 하루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시간은 여전히 24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은 더 이상 제 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되었습니다.


단순함이 주는 힘

우리는 종종 복잡할수록 더 체계적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복잡함 앞에서 쉽게 포기합니다.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려다 오히려 쓰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시간 관리도, 다이어리도, 결국은 단순해야 한다. 단순해야 꾸준할 수 있다.”


블록 플래너는 그래서 단순합니다. 하루를 2시간 단위의 세트로 나누고, 그 안에서 집중할 것과 루틴을 구분합니다. 복잡한 기록이 아니라, 그저 빗금으로 표시하는 방식. 그 단순함이 오히려 저를 다시 책상으로, 다시 집중의 자리로 불러들였습니다.


이 책은 블록 플래너를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기록한 결과물입니다. 집중이 왜 중요한지, 왜 단순해야 꾸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자신만의 패턴을 찾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담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자기계발서를 쓰듯 “이렇게 하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리듬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아침형 인간일 수 있고, 어떤 이는 밤에 집중이 잘 되는 올빼미형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블록 패턴을 찾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완벽하게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한 블록, 단 25분이라도 온전히 집중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블록이 쌓여 가는 것을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어느 순간, ‘내가 집중을 관리할 때 시간이 나를 따른다’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작은 경험이 여러분의 하루를 바꾸고, 한 달을 바꾸고, 결국은 삶 전체를 바꾸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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