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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정 Mar 29. 2024

봄날엔 역시 봄날이지

다시 찾아온 봄날


어느덧 꽃몽오리들이 움트는 계절이 되었다.
주말에 하늘이 모처럼 쾌청해서 공원에 나갔더니 목련, 벚꽃, 명자나무 등 봄꽃들이 조금씩 만발할 준비를 하고 곧 겨우내 준비해 온 자태를 뽐낼 것임을 스포하고 있었다.
꽃망울만 보는데도 꽃색이 흰색일지, 핑크색일지 예측가능했다. 기분 좋은 스포였다.
봄날이다.

올해 유독 건조하고 마음도 움츠리게 했던 겨울이 저만치 떠나 있었다.
몇 주 전, 갈비뼈, 무릎을 다쳐서 더욱 건조해졌던 일상에 봄햇살이 살며시 깃들었다.
이런 봄날엔 평소에도 즐겨 듣지만 특히 챙겨 듣는 노래가 있다. BTS의 <봄날>이다.

이 곡은 매년 봄마다 각종 음악스트리밍 앱에 차트인 되는 본격 봄맞이 곡인데
내게는 봄날의 곡이면서 겨울날의 곡이기도 하다.
반주 1초만 들어도 급 아련해지는데 나직이 따라 부르면 지금은 함께 하지 못하는 친구에게 겨울을 끝내고 싶다, 그리움들이 얼마나 눈처럼 내려야 그 봄날이 올까라며 이 계절을 원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운 계절이 어서 끝이 나고 함께 할 봄날을 염원하고 있다.
이 곡을 듣다가 영화 <왕의 남자> 속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라는 대사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더불어 아직은 함께 하지 못하지만
좀 더 그곳에 머물러주면 만나러 가겠다, 벚꽃이 피나보다, 겨울이 끝이 난다고 말하고 있다.
그날이 오면 만날 거라고 약속하는 가사가 희망을 전해주기에 곡이 끝날 즈음엔 살포시 미소가 배어 나오기도 한다.


니 손 잡고 지구
반대편까지 가
이 겨울을 끝내고파
그리움들이
얼마나 눈처럼 내려야
그 봄날이 올까

You're my best friend
아침은 다시 올 거야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으니까
벚꽃이 피나 봐요
이 겨울도 끝이 나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조금만 기다리면
며칠 밤만 더 새우면
만나러 갈게
데리러 갈게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봄날> 가사 중에서-



바야흐로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다시 봄날이다.
어느 계절이고 한 계절만 계속되진 않는 법.
우리 삶에도 봄날의 햇살이 깃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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