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틱 섬에서의 호핑투어
동영상 보기 : 코타키나발루, 호핑투어부터 시작해볼까? https://youtu.be/K98DNZ8hdQ0
대구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현지시간으로 오후 11:50 코타키나발루 국제공항에 도착을 했다. 여러 후기에 보면 코타키나발루 국제공항은 규모가 작기도 하고 입국 심사대에 출입국 직원들 수가 많이 없어서 입국심사가 오래 걸릴 것이라는 후기를 많이 봐서 느긋하게 입국장에 도착을 했다. 다행히도 입국 심사 직원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었고 도착했던 비행기가 대구에서 출발한 비행기, 부산에서 출발한 비행기 등 내리는 사람들도 많이 없어서 입국 심사는 10분 만에 통과했다. 짐도 상당히 빨리 나와 내가 여러 나라 다녀본 것 중에 가장 빠른 20분 만에 입국심사, 짐 찾기까지 성공했다.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너무 빠른 탓에 출입국 직원들의 실수가 생겨 나중에 대구로 오는 출국 심사 때 문제가 생겼지만 하여튼 최고의 속도로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입국장을 빠져나와 일행들을 만났고 우리는 그렇게 첫 번째 숙소인 망가든 호텔로 이동을 해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첫날밤을 지내게 되었다.
긴 비행시간으로 아이들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거나 다음 일정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거나 하다 이른 새벽(?)에 눈을 잠깐 붙였고, 조식을 먹기 위해 호텔 식당으로 향했다. 첫 번째 숙소인 망가든 호텔은 가성비가 최고인 호텔로 평가받고 있는데 코타키나발루의 다른 유명 호텔과는 달리 시설이 조금 노후되어 있고 조식도 그럭저럭 한 호텔이다. 혹시라도 늦은 밤 비행기로 오는 여행객들에게는 하룻밤 정도 묵을 숙소로 정한다면 정말 최고인 호텔이다.
역시나 가장 먼저 일어나는 것은 아이들이었다. 5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에 지친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이 신나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다들 조식을 맛있게 먹은 뒤 첫 번째 관광코스인 호핑투어를 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5분 정도 이동한 뒤 호핑투어 배를 타기 위해 수트라 하버트 선착장에 도착을 했다. 이날 선착장엔 정말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가이드 말인즉 어제 비가 너무 와서 호핑투어 일정이 전면 연기가 되어 오늘 많은 사람들이 호핑투어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많은 인파들을 뚫고 배를 타고 호핑투어 장소인 툰구 압둘 라만 해양 공원 내에 있는 마무틱 섬에 도착을 했다.
열심히 가이드는 마무틱 섬에 대한 정보들을 관광객들에게 설명을 했다. 그 가이드 옆에 딱 붙어 경청하는 배하민 어린이.. 어찌나 가이드를 잘 따르던지.. 출국할 때는 갑자기 가서 안아주질 않나, 숙소에 가면 가이드 아저씨 언제 만나느냐며 다그칠 정도였다.
참고로 이곳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은 말레이시아 초대 수상의 이름을 딴 곳으로 마무틱섬, 마 무칸 섬, 가야섬, 사피섬, 슬룩섬등5개의섬으로 이루어진 해양공원이다.
그렇게 배를 타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마무틱 섬에 도착을 했다. 섬에는 이미 많은 인파들이 있었다. 가이드 말로는 평소보다 2배 정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용하는 데 있어서 조금 불편할 것 같다며 특히 식사 시간에 많이 붐빌 것 같으니 식사 시간을 조금 당겨서 움직이는 게 좋다고 설명해줬다. 섬의 이곳저곳을 가이드가 설명한 뒤 수상 레포츠를 즐길 사람들은 따로 이야기해달라고 하며 자리를 떴다. 우리 가족들은 우선 페러세일링은 모두 다 타기로 했고, 하와이와 이곳 코타키나발루에서만 있는 스쿠바도 체험은 아이들과 내가 체험하기로 했다.
체험 시간까지 조금 남아 있어서 섬의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역시나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 내가 코타키나발루에 왔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참고로 아직까지 내 인생의 최고 해변은 괌의 리티디안 해변이다. 그곳에 비하면 여기는 많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섬이었다. 가이드가 섬에 대한 이곳저곳을 설명하는데우리집호기심대장하민이는가이드옆에딱붙어 뭘 그리 자세히 듣고 있는지.. 그렇게 섬을 둘러본 뒤 하하 형제들과 나는 마무틱 섬 뒤에 있는 마누칸 섬으로 배를 타고 이동을 했다.
이곳에서 스쿠바두 체험을 할 계획인데 스쿠버 두란 오토바이와 같이 생긴 것을 타고 바닷속을 탐험하는 체험으로 약 20분 정도 소요가 되는데 하하들도 함께 체험을 했다. 그런데 이곳 현지인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이들만 먼저 출발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유유히 아이들만 바닷속으로 들어간 뒤 나는 왜 스쿠바두가 없는지 현지인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부랴부랴 자기들이 몰랐다고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만 했다.
이 순간 어찌나 불안하던지… 안전하다고는 했지만 하겸이는 나랑 같이 가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자기 혼자 물속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어찌나 미안하던지.. 10여 분이 흘렀을까? 현지인지 스쿠바두 하나를 가지고 와서 부랴부랴 뒤를 따라갔다.
스쿠바두를 타고 바닷속으로 들어가니 귀가 먹먹해졌다. 가이드가 바닷속에 들어가면 귀가 먹먹해진다고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나는 괜찮았는데 아이들은 놀랬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 멀리 익숙한 발들이 보였다. 하하 들이었다. 나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니모(흰동가리-yellowtail clownfish) 구경에 푹 빠져있었다. 잠시 후 잠수부가 내가 타고 있는 스쿠바두 앞에 산호와 니모 한 쌍을 턱 하니 올려놓았다. 실제로 흰동가리를 바닷속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작고 예쁜 물고기였다. 하늘하늘거리는 산호 속을 헤엄쳐 다니는 흰동가리 한 쌍이 어찌나 평화로워 보이던지 부러웠다. 물론 흰동가리도 지금은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때, 갑자기 잠수부가 내 손에 물고기 밥을 가득 쑤셔 넣어주었다. 눈치 빠른 물고기들은 내 손가락 사이에 삐쳐 나온 물고기 밥들을 먹기 시작했고 이내 수십 마리의 물고기 떼들이 내 손가락을 쪼이기 시작했다. 어찌나 쪼으던지 따끔따끔했다. 체험 후 하민이가 물고기들이 자기 손가락에 있던 거스러미를 물고기들이 다 먹었다며 깨끗해진 자신의 손가락을 보여주며 자랑할 정도였다. 체험은 20여 분 정도 진행이 되었고 현지 잠수부들이 액션캠으로 열심히 찍어주고 이후 DVD로 선물로 줬다. 물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액션캠(DJI ACTOINCAM)을 가지고 촬영을 했지만.. 그렇게 20여 분을 체험을 하고 물 위로 올라왔다. 이미 그곳엔 하하들과 다른 일행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겸이와 하민이는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와 예쁜 니모 물고기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빠가 나타나서 놀랬다며 바닷속을 탐험한 게 나름 뿌듯한지 연신 자랑을 해대며 서로의 무용담을 꺼내기 시작했다.
하민 "아빠 왜 안 왔어? 니모 물고기 두 마리 있었는데 보라색 해초 같은 곳에 있어서.. “
하겸 "난 무서웠어…(아빠가 없어서), 물고기가 내 엉덩이를 물어뜯었어, 그리고 새우도 봤어”
하민”난 대왕 물고기도 봤어!!!”
그렇게 스쿠버도 체험을 한 뒤 하하 형제들과 나는 마무틱 섬으로 다시 복귀를 했다. 복귀한 뒤 간단히 점심을 먹고 패러세일링을 하기 위해 우리들은 또다시 배를 탔다. 섬에서 어느 정도 나온 뒤 보트 뒤에 달려 있던 낙하산을 펼치고 우리는 하나 둘 짝을 이뤄 몸을 바람에 몸을 맡겼다. 역시나 이런 걸 좋아하는 하민이는 두 번이나 타고 하겸이와 내가 짝을 이뤄 신나게 타기 시작했다. 하민이는 대구에 있는 테마파크인 이월드에서 카멜백을 몇 번이나 타는 익사이팅을 즐길 줄 아는 아이라 잘 탈 거라 생각했다. 다행인 것은 이런 놀이기구를 무서워하는 하겸이도 바람을 맞으며 하늘 위로 올라가니 어찌나 좋아하던지 연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페러세일링을 체험한 뒤 우리는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스노클링을 하기로 했다. 마무틱 해변은 워낙 모터보트가 많이 다니는 곳이라 스노클링 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었다. 일단 우리들은 정해진 구역에서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 바닷속에 풍덩~!!
어라… 근데 물고기가 많이 없다!! 어라… 근데 물고기가 많이 없다!! 물고기도 많이 없지만 전날 비가와서 그런지 물이 조금 탁 했던 코타키나발루 마무틱 해변
사실 우리 가족은 몇 년 전 괌에 있는 리티디안을 가본 뒤라 웬만한 스노클링은 성에 차지 않았다. 워낙 리티디안이 Top of Top 인지라… 작년 유명한 제주도 해변도 가봤지만 리티디안만큼의 스노클링 포인트가 없었다. 코타키나발루의 해변도 아쉬웠지만 스노클링 하면서 물고기도 보고 넘실대는 파도에 몸을 맡기며 유유자적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다급하게 소리치는 가이드의 목소리!
배기영 님~ 이제 가셔야 합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어요..!! 만족하지 못했던 스노클링이었지만 약속된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왜 빨리 안느냐 오냐고 다그칠 줄 알았던 가이드는 푸근한 캐릭터 푸우 얼굴로 “섬 이곳저곳을 찾았다녔는데 없어서 놀랬다”라며 웃으면서 우리를 맞이했다. 속으로 얼마나 애간장 탔을까? 그렇게 애간장 탄 가이드와 햇볕에 탄 우리 피부와 함께 복귀하는 배를 타고 숙소로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