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농장, 반딧불 투어
[코타키나발루, 자연속으로 악어농장,반딧불 투어 동영상 보기] : https://youtu.be/1zruQEQbkro
오늘 일정은 나름 자연 속으로라는 테마로 악어농장과 코타키나발루에서 가장 유명한 반딧불 투어를 할 예정이다. 아, 물론 나름 혼자만의 테마를 정했다. 악어농장은 좀 억지로 넣은 투어였고 반딧불 투어가 사실 이번 코타키나발루에서 메인 투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과연 그 유명하다는 반딧불 투어는 어떻게 다가올지, 그리고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며 기대했었다.
호텔 조식을 맛있게 먹고 먼저 악어농장을 가기 위해 가이드를 만났다. 가이드 차량을 이용해 약 40분 정도 달렸을까? Taman Buaya Tuaran Crocodile Farm 농장에 도착을 했다. 호텔에서 나올 때까지는 몰랐는데 악어농장에 도착을 해보니 날씨가 상당히 뜨거웠다. 오늘 하루 종일 외부 일정이라 조금 걱정이 되었다. 가족들 상황을 보니 조금 힘들어 보이는 듯 보였다. 늦은 저녁까지 일정이 있는 날이라 근심은 더 커져갔다.
악어농장에 도착 티켓팅을 하고 농장을 들어섰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 건 토끼들이었다. 악어농장에 웬 토끼? 이곳 악어농장은 단순히 악어만 있는게 아니라 토끼, 사슴, 각종 물고기, 악어 등을 볼 수 있는 작은 동물농장 수준이었다. 물론 메인은 악어이지만. 가이드가 준비한 조각난 당근을 주면서 아이들은 좋아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 하하들이라 너무 좋아했다. 물론 땡볕에서 그걸 지켜보는 어른들은 좀 힘들었지만.
토끼들을 뒤로 한채 우리는 담수어 중에 가장 큰 물고기 중 하나인 피라루크 물고기를 보러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도 가이드가 물고기 먹이를 아이들 손에 쥐여 주었다.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참고로 이 물고기는 5m, 200kg 까지 자란다고 한다. 이곳 농장에 있는 피라루크는 대략 1.3m 급 정도 되어 보였다.
어느 순간 하민이는 가이드분과 두 손 꼭 잡고 다니기 시작했다. 엄마 닮아서 그런지 어딜 가니 친화력 하나는 엄지 척이다. 그렇게 두 손잡고 다니다 어느 건물로 들어갔다. 그곳에 공연을 하는 장소로 보였다. 그때 가이드가 구석에서 이곳으로 오라고 손짓을 했다. 우리는 그곳으로 향했고 그곳엔 새끼 악어 한 마리가 있었다. 물론 입은 테이핑 되어 있었고 그 악어를 만져보라고 권했다. 아무도 만지지 못하던 그 악어를 역시 호기심 대장 하민이는 거침없이 만지며 들어보았다. 의외로 묵직했고 가죽은 단단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악어를 직접 만져봤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뿌듯해했다.
악어농장 투어는 계속되었다. 아직까지 거대한 악어는 만나보지 못하고 계속해서 농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악어 외 다른 동식물들을 구경했다. 악어농장 투어 중에 가장 하이라이트는 악어쇼인데 이 악어쇼는 시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농장을 계속 둘러봐야 한다. 물론 그늘은 있지만 날씨가 무척 덥기 때문에 악어농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여행객들은 필히 악어 쇼 타임 일정에 맞춰 농장을 방문하길 권한다.
그렇게 농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시간이 다 되어 우리는 악어쇼가 하는 장소로 이동을 했다. 그곳엔 다른 관광객 한 팀과 우리만 있었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악어쇼가 진행되었다. 장내에는 긴장감 있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조련사가 물속에 있는 악어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악어는 귀찮은 듯이 반항도 하고 커다란 입을 벌리며 위협을 했다. 조련사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결국 악어들은 물 밖으로 나왔다.
한 조 한 조련사가 악어 등 위에 올라타더니 이내 악어 등 위에 누워버리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쯤에서 관중들의 큰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야 하는데 관광객들이 우리 포함 9명이었나? 분위기가 썰렁했다. 썰렁한 반응과 달리 조련사는 다시 진지한 모습으로 악어 입에 손을 넣고 뽀뽀를 하며 15분 정도 펼친 악어쇼가 마무리되었다. 기다린 시간에 비하면 상당히 짧은 쇼 타임이었지만 악어를 직접 만지고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악어 구경을 하고 난 뒤 우리는 점심을 먹고 저녁 반딧불 투어를 위해 준비를 했다. 반딧불 투어는 보통 오후 3시경에 출발을 해 대부분 이때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반딧불이라는 게 숲속에 있기 때문에 차량으로 약 2시간 정도 이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숙소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출발하면 좋고, 모기 기피제는 될 수 있으면 많이 뿌리지 말고 살짝만 뿌려주면 좋다. 반딧불도 곤충이기 때문에 모기 기피제를 싫어해 반딧불이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모기가 걱정이라면 차라리 얇은 긴 옷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반딧불 투어를 위한 버스에 오른 뒤 가이드가 코타키나발루와 말레이시아 역사에 대한 정보들을 쏟아냈다. 평소 알지 못했던 그 나라에 대한 정보들을 아이도 어른도 가이드 말을 새겨들었다. 호기심이 많은 하민이는 오늘도 어김없이 가이드에게 질문 세례를 해댔다. 그런 질문에도 친절히 답변해주는 푸 가이드(가이드 영문 이름) 님!!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아이들은 푸 아저씨 보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2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나는 액션캠을 정비했다. 2년 전 괌에서 숙소에 액션캠 방수케이스를 두고 와 리티디안 물속을 촬영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어두운 환경에서 조명 없이 촬영할 준비를 했다.
버스는 반딧불 투어 장소 인근에 도착을 했다. 이곳에서 멋진 석양을 보고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었다.
저녁 식사는 뭐 그럭저럭 했고 이곳 해변에서 정말 멋진 석양을 볼 수 있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오늘 석양은 코타키나발루에서 볼수 있는 아름다운 석양의 30% 정도 만 보는 것이라고 했다. 석양이 정말 예쁜 날은 일년 중에 50일도 안된다고 했다. 30% 가 이정도 인데 더 이쁘면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세계 3대 석양중 하나라고 불리우는 것 같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 해변에 모여들었다. 다들 카메라 셧터를 누르기 바빴다. 우리팀 가이드인 푸 가이드는 직접 다니며, 관광객들을 찍어주었다. 우리도 카메라를 가이드에게 맡겼고, 가이드는 정말 멋진 사진들을 선물로 찍어주었다. 그리고 이곳 석양을 이쁘게 담기 위해 나름 PD 출신으로 멋진 석양을 담기 위해 타임렙스 기능으로 촬영을 했는데 촬영물을 보니… 관광객들 발에 가려져 제대로 찍힌게 없었다. 카메라 설치하는 곳 마다 사람들이 앞에 와서 사진을 찍으니… 답이 없었다.
멋진 석양이 끝날 무렵 어둠이 찾아왔고 우리들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반딧불 투어를 위해 다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5분 정도 달렸고 코타키나발루 나나문 반딧불 투어 선착장 중에 하나에 도착을 했다. 이곳에서 가이드가 유의 사항을 이야기 했다. 반딧불투어 중엔 카메라 플래시, 휴대폰 액정 빛, 각종 불빛 나는 장비들은 꺼내지 말라고 한다. 어차피 카메라로 찍어도 반딧불 잘 안 나오기 때문에 눈으로 가슴으로 아름다운 반딧불 향연을 담으라고 했다.
유의사항을 듣고 난 뒤 배에 올랐다. 배에 올라탄지 5분 정도 흘렀을까? 숲속에서 형광색의 불빛이 반짝반짝 나오는게 아닌가? 배에 탄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때 가이드가 한 마디 했다.
“아직 날이 많이 어둡지 않아 시작도 안한거다”라고..
계속 배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반딧불 투어를 했다. 배에 있던 현지인이 손에 반딧불과 비슷한 불빛을 내는 도구를 꺼내 불빛을 밝혔더니 숲속에 있던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 반응을 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나 역시도 아이들도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반딧불이는 현지인 불빛이 있는 우리 배로 슬로모션처럼 날아오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빛이 땅에는 수만 마리의 반딧불들이 우리를 향해 오는데 그 장면은 정말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멋진 장관이었다.
쉽게 표현하자면 크리스마스 트리가 슬로모션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
[유튜브로 반딧불 영상보기 : https://youtu.be/1zruQEQbkro ]
액션캠을 가지고 너무 아름다웠던 반딧불이 향연을 그 느낌 그대로 담을 수 없었지만 나름 반딧불을 찍긴 찍었다. 그것도 4k로.. 하지만 너무 어두웠고 촬영시 모든 불빛을 꺼야 했기 때문에 액정을 보고 촬영이 안되니 대충 감으로만 촬영을 해야했다. 내가 직접 봤던 그 아름다운 장면 느낌 그대로 촬영은 하지 못했지만 너무 좋았다. 참고로 반딧불이는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싶어 플래시를 터트리거나 액정 빛을 쏘아 대면 수명이 짧아진단다.
현지인이 반딧불이를 유인했더니 수 십마리가 아이들 손에 붙었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반딧불 구경을 했다. 하겸이와 하민이도 자기 손에 반딧불이가 있는 것을 보고 너무 좋아하며 옆에 어른들에게 자랑을 했다. 배에 있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몸에 붙은 반딧불을 보며 연신 감탄을 했다. 참고로 반딧불이는 이렇게 몇 번 유인행위를 하면 이후에는 안 속는다고 한다.
드디어 반딧불 투어를 끝내고 숙소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아이들은 아직도 반딧불이에 대한 이야기로 끝날줄 몰랐다. 반딧불이가 뜨거웠다느니 수 백마리를 자기가 잡았다고 그리고 너무 예뻤다고… 우리나라에서도 반딧불 축제를 하는 곳이 있지만 이곳 만큼의 아름다움과 황홀함은 없지 싶다. 마지막으로 하민이가 엉뚱한 소감을 이야기 했다.
“아빠 반딧불 탐험 대성공이야!! 이제 진라면 먹으러 가자!!” //
출처: <http://lifestory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