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너와 만나서
좋은 시간을 보낼 작정이었다
하지만 모든 말에 나도 없고 너도 없었다
온통 미운 사람만이 그곳에 가득했다
너무 싫어하면 오히려 사랑하게 되나?
터럭 하나도 놓치지 않은 관심이
미운 사람을 향해 있었다
너무 싫어하면 그 사람이
마음속 껌딱지가 되나?
미운 쓰레기가 마음의 방을 어지럽히고
미운 쓰레기가 언어의 방을 가득 채워서
멀리 있는 이곳까지 끈질기게 따라왔다
봄날 너와 만나서 꽃을 보기로 했지만
너도 없고 나도 없고 미운 사람만 보였다
미운 사람의 그림자가 온통 어둡게 했다
곁을 내주지 않아도 자생하는 미움 때문에
어느 때는 사랑보다 미움이 승자 같았다.
악한 말로 흉본 사람이 짓무르고 덧나서
우리들 마음속에 큰 흉터가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