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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제 Jan 08. 2020

03. 여행이 어디까지 다양해질 수 있을까?

돈보다 시간이 중요했던 나, 에어비앤비체험을 만나다.

에어비앤비체험은 ‘대안관광’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대안관광의 종류로는 모험관광(Adventure Tourism), 농촌관광(Green Tourism), 생태관광(Econtourism), 문화관광(Culture Tourism) 등이 있는데, 에어비앤비체험은 대안관광 대부분의 형태를 아우른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에어비앤비 체험은 기존 방식의 여행은 ‘파괴’되었다는 믿음에서 등장한 서비스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지역민들의 시각을 통해 여행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개별화되고 진심이 담인 여행을 제공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전 여행 방식은 여행자들에게 버림받은 지 오래다. ‘월간 관광산업경제매거진 트래블 인사이트’가 2018년 12월 5일부터 20일까지 1059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여행 패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 부문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 80% 이상이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여행의 대명사인 ‘패키지여행’은 7.3%로 선호도가 급감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여행 트렌드는 20-30대에서 더욱 두르러 지게 나타난다. 20-30대 92.6%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반면, 패키지여행은 단 한 명도 선호표시를 하지 않았다. 


이제 여행자들은 기존 여행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여행의 다양성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선다. 여행자들은 이제 진부해져 버린 파리 에펠탑을 찾지 않고, 명동거리를 찾지 않는다. 그 대신 직접 여행자 스스로가 여행 기획자가 되고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나선다. 그곳은 바로 ‘실제로 지역민이 사는 곳’이다. 에어비앤비체험은 관광지가 아닌 실제 현지인들이 사는 공간에 주목하고, 바로 이 점은 여행자들이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여행의 신선함을 가져다준다. 


에어비앤비체험 서비스가 체험 프로그램을 구분하는 카테고리는 크게 8가지로 구분된다. 나열해보면, 예술과 문화,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자연 및 야외활동, 스포츠 그리고 건강/웰빙이다. 여기에 최근 ‘동물’과 ‘쿠킹’ 카테고리가 추가되었다. 이처럼 에어비앤비체험은 직접 여행객이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지역민들의 시각에서 제공한다. 이 점은 그동안 ‘보는 것’과 ‘관광지’에 집중되었던 기존 여행 방식을 직접적으로 거부한다. 이제 여행자들은 보는 데 그치는 것에 아니라 직접 체험해보고, 관광지가 아닌 지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에어비앤비체험의 진정한 경쟁력은 바로 에어비앤비체험만의 독특한 여행 정의를 통한 참신성과 다양성에 기인한다. 


에어비앤비는 여행의 다양성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에어비앤비는 2019년 6월 13일에 ‘에어비앤비 어드밴처(Airbnb Adventure)’를 론칭했다. 에어비앤비 어드밴처는 대안관광의 한 형태인 ‘모험관광’에 해당한다. 또한, 에어비앤비 어드벤처 에어비앤비체험의 확장판으로 당일 평균 2~4시간 진행되고, 단 1명의 게스트 예약에도 진행되는 에어비앤비체험과 다르게 숙소, 식사, 액티비티가 모두 포함된 2~10일 일정의 소규모 단체 여행을 제공한다. 에어비앤비 어드밴처는 전문성을 갖춘 현지 호스트가 여행을 기획하는 여행으로 익스트림 스포츠 애호가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어드벤처는 자유여행이 보편화되는 트렌드 속에서 ‘패키지 투어’을 재해석한다. 패키지 투어의 단점을 개선하고, 장점을 극대화하여 에어비앤비체험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또 다른 다양성을 선사한다. 이를 위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어드벤처 상품 발굴을 위해 전문가와 관광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즉, 직접적으로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대형 관광업체와 협업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자 보험이나 안전 측면에서 부담감이 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에 직접 문의한 결과, 일부 어드밴처 상품이 관광업체와 협력하여 만들어진 점 인정하지만, 에어비앤비 어드밴처는 현지 전문가 개개인을 중심으로 기획된 1박 이상의 체험활동을 목적으로 기획된 서비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셉 자데 에어비앤비 트립 부문 부사장은 "에어비앤비 어드벤처를 통해 삶을 변화시킬 감동적이고 잊지 못할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여행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나 디지털 화면을 멀리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에어비앤비 트립과 비슷하지만, 몇 시간만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 특정 기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장소에서 익숙한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완전히 몰입하고 도전하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여행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함께, 에어비앤비는 ‘안전한 여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웃도어 액티비티 분야의 전문 협회인 어드벤처 여행업 협회(ATTA)와의 협업을 통해 에어비앤비는 어드벤처 안전 규칙을 개발했다. 어드벤처 여행업 협회는 호스트와 게스트 각각에게 안전 팁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에어비앤비는 어드밴처를 강도에 따라 구분하여 안전을 도모한다. 강도에 따라 가벼움(Light), 보통(Moderate), 격렬함(Strenuous) 그리고 익스트림(Extreme)으로 구분된다.


에어비앤비 어드밴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0개 이상의 체험이 있다. 관심 분야별로는 요리, 액티비티, 문화, 동물, 보트여행 구분되며, 지역별로는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및 중동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어드벤처 상품은 여행 저널리스트 Nalom가 진행하는 <아름다운 발리의 정글 속으로 떠나는 모험>로 122개의 후기를 보유하고 있고, 5점 만점의 4.99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 이외의 어드밴처 상품의 후기는 대부분 5개 이하였다. 


2019년 11월 기준, 최고 평점의 에어비앤비 어드밴처 98개를 지역별로 구분하여 아래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표 2. 최고 평점 어드밴처 지역별 분석

북미지역은 약 37.7%의 비중으로 어드밴처가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었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29.5%), 아프리카 및 중동(17.3%) 그리고 유럽(15.3%)이 그 뒤를 따랐다. 리뷰수를 살펴보면, 게스트 이용률은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방콕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어드밴처가 다른 지역의 어드밴처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에서 진행되는 어드밴처가 기타 지역의 어드밴처의 가격보다 싸다는 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발리의 대표 어드밴처 <아름다운 발리의 정글 속으로 떠나는 모험>과 미국 로스앤젤리스의 어드밴처 <말리부 해안에서 즐기는 서핑과 트레킹>의 여행비용을 비교해보면, 두 어드밴처 모두 2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각 121달러, 349달러로 약 3배 가까운 가격 차이를 보인다. 


그림 6. 최고 평점의 에어비앤비 어드밴처


아직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에어비앤비 어드밴처는 없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에어비앤비 어드밴처를 살펴보면 곧바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험할 곳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즉각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정글이나 화산 트레킹과 같이 모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떠올려지지 않는다. 2018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민등록상 총인구 5182만 명중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91.8%(4759만 명)라는 통계도 바로 이 점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체험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어드밴처를 얼마든지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호스팅을 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첫째, 교통편, 숙소, 가이드를 모두 제공하는 1박 2일 이상의 어드밴처 상품을 기획한다. 둘째, 대도시를 벗어난 장소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게스트 혼자는 접근하기 어려운 독특한 장소와 커뮤니티를 소개해야 한다. 셋째, 호스트는 게스트의 안전을 위해 유효한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전 02화 02. 에어비앤비 체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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