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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제 Jan 12. 2020

07. 아직 서울의 체험들은 다양하지 않다.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부업

“니치(Niche)한 것이 리치(Rich)한 것이 된다.” <트렌드코리아2020>은 제품 또는 서비스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는 불특정 다수보다 확실하게 관심 있는 특정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에어비앤비체험의 경우 이용자들은 여행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와 자신의 취향 또는 필요성이 반영된 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 특히 대부분의 게스트들은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특별한 체험을 원한다.


내가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인 [캠퍼스투어와 함께 하는 고기파티]에 참가했던 게스트 대부분은 경복궁과 같은 관광지보다 한국인들이 생활하는 곳을 둘러보기를 원했다. 싱가포르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인 Zee는 “경복궁을 둘러보고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한국의 대학을 둘러보고, 호스트와 함께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각을 공유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온 Yuan 역시 “한국의 문화, 특히 젊은 세대들의 문화를 알려면 현지인을 만나야 한다. 그들을 직접 만나야만 색다른 그들만의 삶을 느낄 수 있다.”라며 후기에 적었다.


에어비앤비체험은 소비자인 여행객에게 ‘오직 나만을 위한 여행’이라는 확신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어비앤비체험의 확장판인 에어비앤비 어드밴처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모험을 즐기려는 애호가를 타깃으로 하고 있고, 동물체험은 동물 애호가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여행객들의 취향은 점점 더 세분화되어 가고 있는 반면, 아직 체험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이러한 취향을 전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내가 [캠퍼스투어와 함께 하는 고기파티]라는 체험프로그램을 만들 때까지도 ‘캠퍼스 투어’ 콘셉트와 ‘식음료’ 콘셉트를 결합한 체험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내 체험을 신청한 대부분의 게스트는 한국 대학문화에 관심 있거나 함께 삼겹살을 먹고 싶어 하는 게스트다. 수많은 게스트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게스트마다 취향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학문화 그리고 삼겹살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지만, 어떤 분은 특히나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다른 분은 한국의 게임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이를 반영하여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들을 위해 [한국역사와 본인 나라의 역사 비교하기] 체험을 만들어 게스트와 카페에서 만나 역사토론을 한다. 또한, 게임마니아들을 위한 [Play Game, Enjoy Massage and Drink Tea]라는 체험에서는 축구게임인 피파온라인을 함께 한 후 마사지 의자에 앉아 마사지를 받고 차도 마실 수 있는 ‘미스터힐링’카페를 방문한다.


그럼에도 에어비앤비체험이 될 수 있는 콘셉트는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특히 서울의 체험을 보면, 식음료 및 쿠킹체험과 하이킹 및 도보탐방이 대다수의 체험을 차지한다. 그리고 내 체험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들의 콘셉트가 유사하다. 그렇다면 체험 콘셉트 차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다양한 방식이 있겠지만, 나는 너무 전통적인 콘셉트에서 벗어나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적인 것만이 체험이 될 수 있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 게스트들은 앞서 언급했듯 현지인들의 삶을 궁금해하는 경향이 있음과 동시에 내가 만나 본 게스트들의 경우 한국을 재방문한 경우가 상당수였다.


더 이상 한국은 김치, 한복, 경복궁과 같은 전통적인 것만으로 유명한 나라가 아니다. BTS를 필두로 한 한류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삶을 궁금해한다. 쉽게 접근해보자. 내가 진행하는 [에어비앤비체험 호스트 하루만에 되어보기] 강의에서 한 분은 애견인이셨다. 나는 이 점을 살려 홍대나 명동에 가면 강아지 카페가 많은데 애견을 중심으로 한 체험을 만들어 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권유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체험 중에 애견과 함께 하는 체험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 체험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고, 목요일과 토요일에만 운영되는 체험이지만 벌써 $100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Play Game, Enjoy Massage and Drink Tea]라는 체험도 전통적인 것에서 벗어난 체험의 사례이다. 세계를 돌아다녀보면 우리나라의 PC방처럼 편하게 먹고 마시며 저렴하게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이 점을 착안해서 나는 한국을 방문하는 게스트들 중 게임마니아를 타깃으로 하여 이 체험을 만들었다. 피시방에서는 축구게임인 피파를 하는데, 이는 외국인들도 콘솔게임으로 자주 했던 게임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체험에서는 게임이 끝난 후 최근 인기 있는 마사지카페인 ‘미스터힐링’을 찾아가 안자의자에 앉자 마사지를 받는 체험까지 할 수 있다. 특히, 미주권 또는 유럽권 여행객들에게 이러한 체험은 신선함을 줄 수 있다.


실내에서 진행될 수 있는 체험이면 더욱 좋다. 물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등 기상악화 속에서도 체험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한국에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방탈출카페, 볼링장, 탁구장, 아이스링크장부터 잠실 롯데월드까지 우리나라에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수많은 액티비티가 있다. 최근에는 실내 낚시장까지 있다고 하니 이러한 액티비티를 포함한 에어비앤비체험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은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들이 실제로 노는 곳에서 체험을 즐기고 싶어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알린다는 마음가짐이 앞서기보다는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문화가 스며들게 하는 방향으로 체험을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


혹시 공예품을 만들 수 있거나 요리를 잘 하시는 등의 손재주가 있다면 ‘클래스’ 형태의 체험 또한 추천한다. 에어비앤비체험을 예약한 게스트들은 현지 문화를 배우고자 한다. 이에 따라 ‘김치 만들기’, ‘본인만의 향수 만들기’, ‘속성 한국어 강의’, ‘케이팝 댄스강습’과 같은 다양한 클래스 형태의 체험이 이미 현재도 많이 운영 중이다. 또한, 실제로 많은 게스트가 클래스 형태의 체험을 신청하기도 한다. 수많은 형태의 강의가 가능하고 많은 수요가 있는 만큼 본인의 전문성을 살려 에어비앤비체험 호스트가 되는 것은 어떨까?


이 외에도 기존 체험 프로그램들과 차별되는 체험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에어비앤비체험은 초기 서비스에 속하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자신만의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에어비앤비 체험호스트를 남들보다 한 발짝 먼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취미, 경력 또는 전문성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이를 바로 수익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탈바꿈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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