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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Oct 24. 2023

정리의 힘

1일 1 비움을 하면서 물건이 비워지니 저절로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관련 유튜브나 책 등을 찾아보니 더욱 정리에 대한 지식이 쌓여가고 실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건 요렇게, 저건 요렇게 날마다 비울 물건들을 생각하고, 내일은 무슨 물건을 비울지 어떤 공간이 정리될지 계획하고 기대한다.


그러다 당첨된 공간은 화장실! 화장실은 다용도 공간이다. 볼일을 보기도 하고 간단한 양치와 세면에서부터 샤워까지 하는 공간이니 중요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청결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바로 나이기도 하다. 문제는 청소용품을 그리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눈에 띄더라도 가지런하고 깔끔하고 보기 좋게 정리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는 것이다.

정리 전 청소도구와 비누받침대

그래서 정리를 시작했다. 정리 전도 그다지 나빠 보이지 않지만 화장실의 특성상 바닥에 두면 물 때가 잘 끼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그 물때 청소 담당도 나 이므로 정리 좀 한다는 분들의 팁을 얻어 공중부양을 시도했다.

공중부양 된 청소도구들

화장실 문을 열었을 때 바로 보이지는 않는 곳에 숨김 수납, 정리를 하려고 여기저기 쏘아보다 변기와 벽을 지지대 삼아 압축봉을 설치했다. 압축봉으로 청소도구들을 걸고, 부착선반으로 청소용 세제들을 올려놓았다. 걸리적거리던 빨랫비누 받침대도 이참에 치워버렸다. 원래 휴지통은 벽에 부착하여 공중부양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니 다른 도구들 또한 다 벽 부착 수납템으로 띄워 놓으니 일관되게 정리가 되었다. 뿌듯함과 기쁜 마음에 화장실 문을 열어서 보고 또 보고 하면서 혼자만의 기쁨을 만끽하고 세리머니를 했다.


다음으로 당첨된 곳은 아이들의 서랍장이었다. 계절이 바뀌고 있으니 아이들 옷도 정리하여 서랍장의 구성을 여름옷에서 간절기와 가을 옷으로 바꿔주었고, 남편의 여름 정장과 반팔 와이셔츠들도 정리하여 드라이클리닝을 맡기고 세탁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작아진 아이들 옷도 나눔 하고 있다.

아이들  여름옷을 정리하니 서랍장 하나가 여유있어짐

마지막으로는 주방이었다. 중복되는 그릇과 컵들이 많아 깨끗하고 상태 좋은 것들을 골라 지인분들께 나눔 했다. 싱크대 한쪽도 정리하며 좁은 집을 종종걸음으로 다니면서 이 구석 저 구석 치우고 있는 중이다.

지인분들께 나눔 완료한 그릇들

비움과 정리가 뗄 수 없이 붙어 다니며 요즘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다. 한 때 유행했던 뇌구조로 본다면 요즘 나의 뇌구조에서 정리와 비움은 60프로 정도 되는 듯하다.

이제는 토해내는 서랍은 없지만 그래도 불필요하게 쟁여두고 있는 물건은 없는지, 쓸모가 다한 물건은 없는지 집 관리인으로 살피고 만져보고 다듬어 가고 있다.


내일은 또 뭘 비우고 정리할까.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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