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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Oct 24. 2023

계속되는 비움 라이프

 추석과 긴 연휴가 있어 뜬 마음과 분주한 일상으로 2주를 넘게 보내다 보니 비움도 이전과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꾸준히 옷장 정리와 서랍 정리와 주방 정리를 했고, 이제는 버릴 게 없겠지 정리할 게 없겠지 하는 곳에서도 까꿍 하며 물건들이 튀어나와 하나씩, 둘 씩 비움을 하고 정리를 했다.

매일 기록하고 있는 비움의 기록들

  정리에 있어서 비움은 정말 필수적이다. 공간에 비해 물건이 많아서 정리가 잘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라서 공간에 알맞게 물건이 넘치지 않게 관리를 하려면 쓸모가 없어지고 여러 이유로 정체되어 붙박이장처럼 그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물건에게 더 이상 자리를 내어 주지 않고 비워야 하는 것이 공간의 이용과 정리에도 유용하다. 이 정도는 사실 누구나가 다 알고 있다. 티브이에서 신박한 정리가 크게 화제가 되었고, 정리전문가들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니 이제는 정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이다.

키 큰 장의 3단 변화과정

하지만 그게 나의 이야기가 되고 나의 공간에 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우선 정리를 하고 버린 다는 것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품이 들었다. 처음엔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쓸모가 있고 비우고 버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니 정리를 하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막상 정리를 하려니 나름의 질서로 유지되고 있는데 부러 손대서 더 헝클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음을 곧 깨달았다.         


  서랍을 열지만 서랍 뒤에 무언가가 꽉 물고 있어서 서랍이 잘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는 상태가 종종 있었고, 서랍 속 뒤엉켜 있는 물건들 더미에서 무언가를 발굴하듯 꺼내어 보니 정리를 해야겠구나, 불필요한 물건은 좀 버려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평소에도 집안 살림이며 정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렇게 정리와 비움에 열심히 매달린 적이 많이 없었다. 그런데 한 달이 넘게 지속적으로 비워내며 정리해 가고 변해가는 집을 보자니 더 열정이 타오른다.


비움과 나눔을 꾸준히 하고 있고, 공간도 조금씩 정리해나가고 있다. 예전에는 연례행사였던 정리가 매일 조금씩 티 나지 않게 해 나가다 보니 정리한 번 하고 몸살을 앓던 예전과 달리 크게 힘 들이지 않고 시나브로 하고 있다.

그래서 집도 드라마틱하게 깨끗해지진 않아도 알듯 말 듯 (정리한 사람은 확실히 알지만) 깨끗해지고 있는 중이다.

당근으로 비움으로 갈 길을 간 물건들

더욱이 더 좋은 점은 매일 비움과 나눔을 하다 보니 무분별하게 막연히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필요할  같아서 구입한 물품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기하게 집밥을 먹는 비율도 늘고 있었다.


아직 정리 초보인 나는 갈길이 멀다. 그래도 매일 매의 눈으로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이제는 쓸모가 없어진 물건들, 미처 관리가 안 되었던 물건들을 가려내며 삶도 정리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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