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을 넘어 웬만한 행인 바지가 젖을 정도로 거세게 몰아친다. 이런 날에 여기까지 찾아와 주시는 모든 분들께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랜만에 일찍 로스팅을 끝내고 끄적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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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이유불문으로 말하는 내용이 있다. 소주제는 ‘과일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란 내용이다. 일주일 전 쯤에 상하이에서 건너왔던 영빈이에게 돌아가면 중국 동료들과 나눠먹으라고 에티오피아 와추 내추럴을 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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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좀 전에 카톡으로 연락 온 영빈이는 웬만한 커피보다 여기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말해줬다. 감사히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이지만, 나는 곰곰히 생각했다. 중국이 차 문화 영향으로 더욱 에티오피아 커피를 좋아했던 걸까, 꿀떡꿀떡같다는 표현을 했다는데 그게 뭔지는 알겠으나 중국 식음료 문화에 적합했던 것일까, 뭐 많이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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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소주제로 언급한 내용을 야기한다. 우리 인류 중, 과일을 싫어하는 비중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럼 어떠한 음식을 접하게 될 때도 ‘과일’에 비유된다면 그 만큼 소비가 쉬운 것일까. 나의 종착점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결국 인류의 문화란 ‘무엇을 접하고 무엇을 먹으며 살았는가, 쉽게 말해 주된 의식주를 바탕으로, 각기 성향과 기호는 다양한 게 아니라 ‘정해진다’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다만 과일은 그 어떠한 인류도 태어나서 쉽고 대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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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론은 영빈이의 그 몇 마디에 ‘중국인들의 식문화(향신료가 지배적이지 않다면)에 과일은 꽤나 깊숙하게 박혀있는 것 같다’란 생각으로 종착되었다. 그게 다만 전형적인 에티오피아 컵이 대다수의 인류에게 각기 다른 의식주에 공통적으로 링크되어 있는 게 아녔던 걸까 생각했다. 아마 매우 훌륭한 개성을 가진 Latin America계 커피라던가 Asia의 커피를 줬다면, 그런 피드백이 나오기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예상된다. 전형적인 카투라나 카투아이의 고유컵이 과연 인류의 식문화 노출에 얼마나 기여되는 것인가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을 통해 피드백을 얻어 볼 생각이다. 커피보다 각 나라의 의식주와 즉, 문화를 알아가는 데에는 ‘무엇을 먹고 자라는가’에 포커스를 둘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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